“단돈 5달러 전력으로 27분 비행”…역대 최대 30인승 전기비행기 첫 시험비행 성공

- 친환경 항공의 새 지평… 30인승 'X1'의 역사적 이륙


스웨덴 '하트 에어로스페이스', 11.3톤 시범기 'X1' 뉴욕서 첫 비행 성공
1.1메가와트(MW) 고출력 모터 탑재…소형 경비행기 넘어 상업용 민항기 시대로
배터리 한계 보완한 '하이브리드'로 운항비 40% 절감 및 탄소 배출 절감 기대
2028년 양산 시제기 비행 후 2031년 상용 운항 목표…글로벌 항공업계 재편 예고

Heart Aerospace – X1

전기차와 가전제품에 이어 거대 항공 산업에도 '친환경·고효율' 전동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동안 2~4인승 소형 경비행기나 실험용 기체 수준에 머물렀던 전기비행기 기술이 마침내 중형 상업용 민항기 체급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항공 역사를 썼다. 역대 최대 규모의 완전 전기비행기가 단돈 5달러(약 6,800원) 수준의 전력 비용으로 첫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스웨덴의 혁신 전기 항공기 스타트업 하트 에어로스페이스(Heart Aerospace)는 30인승 규모의 완전 전기비행기 실물 시범기인 'X1'이 첫 시험비행을 단행해 성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역사적 비행은 8월 12일 미국 뉴욕주 북부에 위치한 플랫츠버그 국제공항(Plattsburgh International Airport)에서 수행되었다.

전문 조종사 1명이 탑승한 X1은 활주로를 떠나 최고 고도 1,100피트(약 335m)까지 상공으로 안정적으로 상승한 뒤, 총 27분간 예정된 비행 코스를 순항했다. 비행 중 순수 전기 추진 시스템은 1.1MW를 상회하는 고출력을 연속적으로 공급했으며, 27분 비행에 소모된 전기요금은 단 5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제트유를 사용하는 동급 항공기가 동일한 시간 비행할 때 수백 달러 이상의 연료비를 지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에너지 효율성이다.

메가와트급 출력과 11.3톤 기체… 기술적 성과와 시범기 명세

이번에 비행에 성공한 X1은 하트 에어로스페이스가 본격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30인승 상업용 지역 노선 항공기 'ES-30'의 1:1 실물 크기 시범기(Demonstrator)다. X1은 전장 76피트(약 23m), 날개폭 106피트(약 32m)에 이륙 총중량이 2만 5,000파운드(약 11.3톤)에 달하는 대형 기체로, 4개의 메가와트급 전동 모터와 대용량 배터리팩을 탑재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시험비행을 완료한 세계 최대 규모의 순수 전기비행기로 기록됐다.

기존에 개발된 전기비행기들이 대부분 초경량 자재와 2인승 안팎의 제한된 구조를 가졌던 반면, X1은 실제 승객과 화물을 탑승시키는 대형 상업용 기체의 공급 전력, 열 관리(Thermal Management), 공공 안전성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대형 체급이다. 회사 측은 이번 X1의 실전 비행 시험에서 확보한 실제 공기역학 데이터, 배터리 방전 특성, 추진 모터 효율 데이터를 분석하여 양산 모델인 ES-30의 설계 완성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배터리 밀도' 한계 극복… 배터리+제트연료 '하이브리드' 전략

현재 배터리 기술 수준에서 X1의 순수 배터리 전용 항속거리는 약 125마일(약 201km) 수준이다. 이는 단거리 지역 노선을 전담하기에도 비상 유휴 비행 시간(Reserve Fuel) 고려 시 제한적인 거리에 해당한다. 제트유 대비 배터리의 낮은 중량 대 에너지 밀도는 전기 비행기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이러한 배터리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상업적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산기 ES-30에 '예비 하이브리드(Reserve Hybrid)' 운용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은 이륙, 상승, 순항 등 정상적인 단거리 일상 비행 구간에서는 대용량 배터리 전력만을 사용하여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탄소 제로(Zero Emission)' 모드로 운항한다. 

반면 기상 악화나 공항 대기 등으로 인한 연장 비행 및 장거리 운항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체 내에 탑승된 지속가능항공유(SAF) 기반 제트연료 터보 발전기를 가동해 전력을 추가로 공급받게 된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운용 방식을 적용할 경우 순수 전기 운항 시 200 km, 하이브리드 운항 시 최대 400km 이상, 승객 수를 일부 조정할 경우 800km}까지 항속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다. 또한 기존 동일 체급의 터보프로프 항공기 대비 운용 비용(Direct Operating Cost)을 40% 이상 삭감할 수 있어,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소규모 지역 항공사들의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 산업 지형을 바꿀 '지역 항공(Regional Aviation)'의 부활

전기비행기의 등장은 탄소 배출 감축뿐만 아니라, 그동안 경제성이 떨어져 폐선되었던 중소도시 간 '지역 단거리 항공 노선'을 재활성화할 핵심 열쇠로 평가받는다. 전기 모터는 소음이 적고 부품 수 및 정비 주기(Maintenance Interval)가 내열 제트 엔진보다 대폭 적어 유지보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항공 탄소 배출권 거래제와 단거리 내륙 비행 금지 법안 등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낮은 운항 비용을 바탕으로 항공권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소형 지방 공항을 활용한 유연한 노선망을 구축하여 승객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 에어 캐나다(Air Canada), 메사 항공(Mesa Airlines) 등 주요 글로벌 항공사들이 하트 에어로스페이스의 ES-30 사전 주문 및 투자를 완료한 상태다.

"항공 경제학의 패러다임 전환"… 2031년 상용화 로드맵

안데르스 포스룬드(Anders Forslund) 하트 에어로스페이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기비행기는 항공사의 단거리 운항 경제학을 근본적으로 탈바꿈시키고, 궁극적으로 승객들에게 훨씬 더 저렴하고 접근성 높은 친환경 항공 여행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X1의 성공적인 첫 비행은 항공 산업 전동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꿈이 아닌 현실임을 입증한 역사적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하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시험비행 성공을 계기로 기체 체계 검증 및 상용화 절차에 더욱 속도를 낸다. 우선 2028년에는 실제 상용 승객 탑승 기준에 맞춘 양산형 시제기 ES-30의 첫 시험비행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 항공청(FAA) 및 유럽 항공안전청(EASA)의 엄격한 형식 인증(Type Certification) 절차를 수행하며, 최종적으로 2031년 글로벌 항공사를 대상으로 기체 인도 및 상업 운항을 본격 개시한다는 목표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하트 에어로스페이스의 30인승 전기비행기 비행 성공이 미래 도심항공교통(UAM) 및 단거리 지역 항공시장의 전동화 시대를 한 단계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