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스스로 진화하는 영화 오토마타(automata)처럼 인간의 개입 없이 ‘진화론’과 ‘적자생존’ 방법을 응용해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이 나왔다.
구글 컴퓨터 과학자인 쿠옥르(Quoc Le)와 동료들이 고등학생 수준의 기본적인 수학 개념만을 사용해 최적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만드는 인공지능(AI) ‘오토 머신러닝 제로(AutoML-Zero)’를 개발했다.
머신러닝 및 인공지능 전문가인 스탠퍼드대학 쿠옥르가 이끄는 구글 엔지니어 팀이 새롭게 발표한 ‘AutoML-Zero’는 인간의 입력이 거의 없는 AI 프로그램이다.
이 연구 결과는 동료 평가와 검증을 받고 학술지에 올리기 전에 먼저 공개하는 학술 플랫폼 아카이브(arXiv)에 논문명 ‘AutoML-Zero: Evolving Machine Learning Algorithms From Scratch’으로 3월 6일(현지시각) 게재됐다.
‘AutoML-Zero’는 진화의 느슨한 근사(loose approximation of evolution)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구축한다. 먼저 수학 연산을 무작위로 조합해 100개 후보 알고리즘 생성한다. 그런 다음 이미지가 고양이인지 트럭인지를 결정하는 간단한 테스트로 후보 알고리즘 중에서 최고 성능 알고리즘을 골라낸다.
또 각 사이클마다 프로그램은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을 비교해 정확도가 더 높은 알고리즘을 뽑아낸다. 또한 진화의 막다른 골목을 방지하기 위해 최고의 알고리즘 코드의 일부를 교체, 편집, 삭제한 '돌연변이' 버전도 만들어진다.
즉 속임수를 사용해 탐색 속도를 높이는데 예를 들어 집단 간에 알고리즘을 교환해 자동으로 중복 알고리즘을 제거한다. 이렇게 생성된 알고리즘 중 성능 좋은 알고리즘은 저장되지만, 그 이외의 알고리즘은 제거된다.
AutoML-Zero는 최적의 알고리즘을 찾을 때까지 초당 수만 개의 알고리즘을 작성하고 테스트한다.
이 같은 사이클은 하버드 스펜서의 ‘적자생존’을 포함한 다윈의 ‘진화론’을 차용하고 있다. AutoML-Zero는 유전 프로그래밍과 비슷한 진화적 알고리즘으로 기존 머신러닝 알고리즘 자동설계(AutoML, Automated Machine Learning)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기존 AutoML은 NAS(Neural Architecture Search) 같이 학습을 통해 최적의 아키텍처를 생성했다.
특히 AutoML-Zero는 신경망 설계를 0부터 시작했다는 점이다. NAS는 컨볼루션이나 맥스풀링 같은 최소단위를 사람이 미리 구현했지만 AutoML-Zero는 기초적인 수학 연산자만 가지고 진화를 시켰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논문에 따르면 AutoML-Zero가 신경망 등 고전적인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4월 6일 아카이브(arXiv)에 또 다른 논문 'Evolving Normalization-Activation Layers'을 공개했다. 이 논문은 다수 신경망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존 구성 요소를 재설계하기 위해 유사한 접근법을 사용했다.
현재는 간단한 AI 시스템밖에 만들 수 없지만, 연구팀은 수학 연산 종류를 늘리고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면 인간의 프로그래머가 생각지 못한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차원용 소장은 “AutoML-Zero는 앞으로 미래에 등장할 수많은 자동 머신러닝 설계 인공지능 중 매우 의미 있는 접근법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이제 아기가 첫발을 뗀 셈이다. SF영화 속에 전지전능한 인공지능처럼 스스로 진화하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AutoML-Zero는 깃허브(Github) 구글 리서치(Google-Research)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