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정치·군사·경제·사회 등 업적을 알리는 영상 60여 개가 6개 국어로 전 세계인 대상으로 일제히 공개된다.
한국어인공지능학회(회장 이대로)는 575돌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 업적 10개 분야(한글, 소통, 지식경영, 과학기술, 음악, 복지, 국방, 농업, 의료, 국토지리, 정보통신)를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해설한 60여개 동영상을 6개 언어(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로 자막을 입혀 한글날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다음은 각 분야 동영상(한국어인공지능학회 유튜브 채널) 주요 내용이다.
한글(이대로 한국어인공지능학회장)은 아침에 배우면 저녁에 읽을 수 있는 한글은 세종대왕의 대표적 업적이다. 한글은 모음 10개와 자음 14개를 조합해 11,000가지 이상의 음을 낼 수 있다. 인류사에서 유일하게 언어의 창제 과정을 밝히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실린 한글의 원리와 사용법은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인 글자인지를 유감없이 보여 준다.
소통(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분야에서 세종대왕은 32년의 재임기간 중 총 1천 8백여 차례의 경연을 실시할 정도로 소통을 중요시 여겼다. 신하들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고 의견이 없을 경우 의견을 낼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 또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장 토론을 즐겨한 임금이었다.
과학기술(차원용 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전문위원) 분야에서는 이슬람과 중국을 뛰어넘는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 천문, 역산, 의학, 농업, 지리학, 도량형, 음악, 인쇄, 화약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진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대규모 국책과제를 만들어내고 적합한 인재를 발굴 양성해 우수한 결과를 낸 세종대왕이야말로 스스로가 당대 최고의 과학기술자다.
지식경영(윤정구 이화여대 교수)에 있어 세종대왕은 조선의 어느 왕보다 더 인재를 등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제대로 쓰는 일에 능했다. 세종은 “인재가 길에 버려져 있는 것은 나라의 수치”라며 지역ㆍ신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생생지락의 사명을 실현할 기회를 줬다. 세종의 등극을 반대했던 사람은 물론이고 심지어 장애인과 노비 출신도 과감히 주요 직책을 맡겼다.
음악(숙명여대 송혜진 교수) 분야에서 세종은 조화로운 정치 철학을 담은 음악문화 기획자이자. 심지어 직접 음악을 작곡하기도 한 특별한 임금이었다. 15세기 조선의 음악문화는 동북아시아의 보편적인 문화권에서도 뚜렷하게 우리 민족의 특징을 살린 대단한 수준에 이르렀다.
국방정책(김종대 전 국회의원 국방위원) 분야에서도 세종은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바로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포병(artillery)’ 이란 독립된 병과를 만들었다. 이후 150여 년 뒤 발생한 임진왜란에서도 조선군이 초전의 패배를 딛고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신기전은 오늘날 로켓의 원조로 조선의 강력한 무기였다.
의료정책(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사장, 연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에 있어 세종은 사전 예방의학 개념을 도입한 군주였다. 당시에 사용되던 중국 의서와 거기에 쓰이는 당약재 같은 게 우리 조선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우리 땅 조선에 있는 약재들을 모두 조사해서 책을 만들었다. 의서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는 훗날 동의보감에 이 2가지 책이 주로 많이 인용됐다.
복지정책(김 훈 박사, 시각장애인협회)은 오늘날 복지정책보다 더 훌륭했다. 사회적 약자인 백성들에 대한 배려는 현재 행정제도에서도 배우고 있다. 특히 당시 장애인에 관한 법령과 모습을 보면 지금 보다 더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점복사·독경사·악공으로 장애인을 등용한 것은 물론이고 오늘날의 장관이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고위급에 척추 장애인인 허조를 등용하기도 했다.
농업정책(허태웅 농촌진흥청장) 정책에서 세종은 농업에 필요한 과학기구 발명과 기술개발로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백성을 편안케 했다. 세종은 직접 전국을 돌며 우리나라 토지와 천문, 강수, 바람, 태풍, 가뭄 등 풍수 연구를 지시했고, 우리나라에 맞는 농법과 지식을 백성들에게 전수했다. 이때 탄생 된 농법서가 바로 그 유명한 ‘농사직설’이다.
공간정보(김인현 한국공간정보 대표)의 중요성을 일찍이 이해한 세종은 지리지 편찬에 힘썼다. 자연환경과 인문경관 모두를 포괄한 ‘세종실록지리지’는 숫자와 통계를 중시해 인구·거리·면적 등을 정확한 숫자로 표시했다. 또한 각 지역을 토양과 기후 조건, 지역별 산업에 대한 내용을 매우 자세히 기록한 일종의 조선시대 국가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정보통신(금빛나무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연구원) 분야에서 볼 떼 세종은 최초의 한글이라는 정보 코드 개발자로서 오늘날 우리들의 소통을 위한 정보체계 기틀을 설계했다. 한글의 본질적 특성은 아주 체계적이고 과학적 방식으로 정보를 유통하는 소통규칙(프로토콜)이다. 또한 마치 정교한 프로그래밍 언어와도 같다.
이대로 한국어인공지능학회장은 “세계가 급변하고 있는 정보통신(디지털)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인간 중심 철학을 가지고 있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모든 학문을 통섭하고 융합과 혁신의 선구자인 세종대왕의 국가경영 철학과 리더십을 영상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민두기 기자 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