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플라스틱 만들고 분해도 가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최근 친환경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기후 변화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국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화학 산업을 위한 연구개발(R&D)’이 활발한 가운데, 두 연구성과는 미생물발효를 통해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더 나아가 기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는 강도 및 열안정성이 우수하여 병, 식료품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중요한 원료이며, 대표적으로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PET병 원료)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8일 및 1월 26일자 온라인판에 각각 게재됐다. 논문명 1월 8일자 <One-step fermentative production of aromatic polyesters from glucose by metabolically engineered Escherichia coli strains> 저자정보: 양정은(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박시재(이화여자대, 공동 제1저자), 이상엽(교신저자) 포함 총 8명. 1월 26일자 <Structural insight into molecular mechanism of poly(ethylene terephthalate) degradation> 저자정보: 주성준(경북대, 공동 제 1저자) 조인진(KAIST, 공동 제1저자), 서호균(경북대, 공동 제 1저자), 이상엽(교신저자), 김경진(교신저자) 포함 총 9명.

▲ 대장균을 이용한 방향족 폴리에스테르 생산 전체 개념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된 대장균을 통해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방법을 모식화한 것.

첫 번째 연구결과인 미생물로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기술개발은 고분자인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는 원유(crude oil)로부터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페트병 생산의 원료로서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상엽 교수 연구팀과 이화여대 박시재 교수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량된 대장균을 직접 발효하여 비식용(非食用) 바이오매스로부터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기반 가상세포를 이용한 대장균 균주의 대사흐름분석기술을 적용한 시스템 대사공학기법을 활용하여, 고분자 생산에 핵심인 코에이-전이효소(CoA-transferase, CoA(coenzyme A)를 전달하는 반응에 관여하는 효소)의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반응을 규명하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했다.

시스템 대사공학기법은 세포 기반의 각종 데이터를 통합하여 생리 상태를 다차원으로 규명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대사조절을 함으로써 고효율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시스템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 기술을 접목한 전략을 사용하여 비천연 고분자인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함으로써, 향후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PET 분해 모식도 및 PET 분해 신규 효소(PETase) 단백질 결정 구조와 원리 규명 관련 전체 개념도. PETase를 통한 PET분해기작과 PETase의 단백질 결정 구조 및 중요 잔기, 중요 잔기를 기반으로 한 PET 분해능이 예상되는 효소의 분류를 모식화한 것.

두 번째 연구결과인 PET 분해성능이 우수한 효소 개발 성공은 첫 번째 연구와 별도로, 이상엽 교수 연구팀과 경북대학교 김경진 교수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기존 알려진 효소보다 월등한 PET 분해능력을 가지는 효소의 구조를 밝히고, 이 효소의 우수한 PET 분해 원인 규명 및 PET 분해 활성이 증가된 변이 효소 개발까지 성공했다.

PET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자연 분해가 어려워 소각, 매립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여러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친환경적인 PET 분해를 위해 미생물이 가진 효소를 이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기존의 미생물 기반 PET 분해는 시간․비용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적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PET를 고효율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개발해 왔는데, 2016년에 일본 연구진은 Science 저널에 Ideonella sakaiensis균의높은 PET 분해능력을 갖는 신규 효소(PETase)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 신규 효소(PETase)가 기존 알려진 효소 대비 높은 PET 분해능을 가지는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활용하여 고효율의 효소 개발이 가능하도록 Ideonella sakaiensis의 PETase 효소의 단백질 결정 구조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두 분자간의 상호 작용을 모델링하기 위해 사용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의 일환인 컴퓨터 기반 도킹 시뮬레이션을 통해 PETase 효소와 PET를 모사하는 화합물과의 도킹에 성공하여 결합 구조를 제시할 수 있었다.

또한 특정 부위 돌연변이 유도(구조 및 기작 관련 주요 잔기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치환하여 변이 효소를 제작하는 기법)를 통해 PET 분해 기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잔기(residue)를 밝히고, 효소 엔지니어링(효소의 활성을 향상시키거나 신규 기능을 가지게 하는 등 효소의 응용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작으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 등을 통해 이루어짐)을 진행하여 PET 분해 활성이 증가된 PETase 변이 효소 개발까지 성공했다.

같은 연구도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산업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상엽 교수는 “미생물로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기존 화학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을 다시 미생물로 분해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으므로, 친환경 화학산업으로의 재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연구는 과기정통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의 ‘지능형 바이오 시스템 설계 및 합성 연구 과제’와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사업의 융합 연구를 통해,두 번째 연구는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 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개발 과제'를 통해 추진됐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