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보전과 재-가온으로 기증 인체장기 장기간 보존 가능

장기이식(Organ implant)이나 조직이식(Tissue implant)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 중 하나는 기증자 혹은 공여자(Donor)의 장기가 손상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수여자에게 수송되어 이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 장기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심장을 포함해 이식이 가능한 인체 장기나 조직은 아이스 박스에 담긴 채 4시간 이상은 보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4시간이냐 하면 기증자가 기증할 당시의 장기나 조직 상태를 그대로 아이스 박스에 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증자나 수여자가 병원에서 매칭되는 예를 제외하곤 양쪽이 다 시간 때문에 애를 타기는 마찬가지이다. 필자도 작년에 질병관리본부의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뇌사/안구와 인체조직을 전부 기증했는데, 만약 이 4시간을 24시간 아니 일주일로 늘리지 않는다면, 필자가 죽으면 그저 병원에 기증되어 해부학 실험에나 활용될까 늘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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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age Credit: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https://www.konos.go.kr/)

그래서 만약 장기나 조직을 저온보존 혹은 냉동보전(Cryopreservation)해서 보존시간을 늘린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냉동기술은 이미 나와 있다. 문제는 냉동상태의 장기나 조직을 다시 정상 온도로 되돌리는 기술이 중요한데, 이 기술을 재-가온(리-워밍, re‐warming)이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누구고 저온보존과 리-워밍(Cold Storage and Re‐Warming, CS/REW) 기술을 구현한 사례가 없었다. 이 기술만 발견한다면 장기기증보관소에 장기를 장기간 보존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식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특히 수여자들보다는 기증자들이 더 기뻐할 것이다.

2017년에, 미국의 미네소타대(University of Minnesota)의 기계공학과, 의공학과, 화학과, 자기공명연구센터, 생물질과 생기계의 치과연구센터, 방사선과를 중심으로, 카네기멜론대(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기계공학과, 클렘손대(Clemson University)의 생공학과, 그리고 조직 테스팅 기술회사(8Tissue Testing Technologies LLC)가 공동연구팀을 만들어, 4시간의 보존 한계를 획기적으로 뛰어 널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공동 연구팀의 이 탁월한 연구 성과는 미국 의학 전문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자성 나노입자의 유도 가열을 이용한 향상된 조직의 저온 보존(Improved tissue cryopreservation using inductive heating of magnetic nanoparticles)”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Manuchehrabadi et al.,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01 Mar 2017; Technologynetworks, 06 Mar 2017). 

이로써 저온 보존 및 리워밍 방법을 이용하면 장기기증보관소에 장기를 장기간 보존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2▲ 조직 유리화, 대류 워밍, 나노워밍을 보여주는 요약도(Schematic illustrating tissue vitrification, convective warming, and nanowarming). (A) 기증자로부터 조직을 수확. 여기서는 혈관을 보여줌. (B) 조직은 CPA(VS55) 및 msIONPs가 포함 된 유리병에 표준 절차에 따라 단계별로 유리화되고 저온에서 보관. (C) 표준 대류에 의한 워밍은 커다란 50-ml(밀리리터, 장기 크기)의 시스템에서는 실패함. (D) 하나의 대체 자기장에서의 나노워밍은 나노입자 가열을 자극하는 유도 성 RF 코일임. (E) 이 방법은 워밍 실패를 방지할 수 있고, (F)의 조직을 사용(이식) 혹은 추가 테스팅을 하는데 적합하게 만들어 줌.

시신이나 장기를 극저온 상태로 냉동하는 기술은 이미 1980년대에 등장한 바 있지만, 관건은 리-워밍 단계였다. 세포의 손상 없이 기존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극저온 보존보다 더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산화규소로 코팅한 산화철 나노 입자에 열을 가하고, 이를 매우 미세한 가열기로 이용해 순식간에 온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도입했고, 저온 상태의 장기에 1분당 100~200℃의 열을 가한 결과 손상 없이 장기를 리-워밍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장기 리-워밍 방법인 대류 워밍(convective warming) 시간보다 10~100배 더 빠른 시간으로 장기에 열을 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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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인구 5천만 명중 장기/조직 기증자는 약 2백만 명이고, 장기이식 대기자는 약 3만 명임. Image Credit: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https://www.konos.go.kr/)

교신저자인 미네소타대의 비숍(John C. Bischof) 박사는 “기증되는 심장과 폐의 경우, 이송과정에서 제한 시간을 맞추지 못한 탓에 기증 장기의 3분의 2가 버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의 저온 보존 및 리-워밍 기술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의 성공을 통해 장기이식을 위한 '장기 보존 뱅크'가 만들어진다면, 사회적으로 매우 큰 이득을 가져다 줄 것(These results are very exciting and could have a huge societal benefit if we could someday bank organs for transplant)”이라고 기대했다. [정리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
 

크기변환_사본-10632695_637493523030856_2757249799481243589_n차원용 소장/교수/MBA/공학박사/미래학자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주) 대표,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전문위원회 전문위원,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차 융복합미래포럼 비즈니스분과 위원, 전자정부 민관협력포럼 위원, 국제미래학회 과학기술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