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왼손 잡이는 어디서 결정되는가?…두뇌? 척수? 유전자 후성 조절

독일의 보훔루르대학교(Ruhr-University Bochum, RUB)를 중심으로 네덜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바이오심리학자(biopsychologists) 교수들이 오른손잡이 혹은 왼손잡이(right or left-handed)를 결정하는 것은 두뇌가 아니라, 척추의 중추신경인 척수(not the brain, but the spinal cord)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바로 척수에서 유전자가 발현되어, 어머니 자궁 속에 있을 때 이미 비대칭으로(asymmetrical)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 ‘편중화된 태아 척수 유전자 발현의 후성적 조절이 반구상 비대칭의 근거(Epigenetic regulation of lateralized fetal spinal gene expression underlies hemispheric asymmetries)’라는 논문을 발표했다(Ocklenburg et al., eLife, 1 Feb 2017; Science Daily, 17 Feb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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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B의 쉬미츠(Judith Schmitz)와 옥렌버그(Sebastian Ocklenburg) 교수는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차이에 관심을 가짐. Credit: RUB, Marquard

오른손 혹은 왼손잡이의 선호도(preference)는 비대칭의 근원을 추적해야 한다. 논문저자들은 “이번 연구의 결과는 왜 반구상 비대칭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는데 기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라고 결론을 짓고 있다. 

자궁에서 선호도 결정(Preference in the womb)
지금까지는 두뇌의 오른쪽 반구와 왼쪽 반구를 결정하는 유전자 발현의 차이가 사람들의 손잡이를 결정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1980년도에 초음파 스캔을(ultrasound scan) 통해서, 임신 8주차부터 자궁 내에서 오른손 혹은 왼손이 자라고 결정된다는 사실과, 임신 13주부터 태아들은 그들의 오른손 엄지 혹은 왼손 엄지를 빨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그 다음 팔과 손의 움직임은 두뇌의 운동피질(motor cortex)을 통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운동피질이 신호를 척수에 보내고, 그러면 척수는 신호를 하나의 모션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운동피질은 처음부터 척수와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설사 연결되어 있다 해도, 연결되기 전에 손잡이가 결정되는 것이 확실해졌다. 이것이 연구자들의 관심을 자극했고, 손잡이의 결정은 두뇌가 아니라 척수라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다.

후성적 환경요소의 영향(The influence of environmental factors) 
연구자들은 임신 8주차에서 12주차 동안에 척수에서 유전자가 발현되는지를 분석했고, 8주차에 오른손 혹은 왼손의 차이(결정)가 있는지를 감지했다. 척수의 세그먼트들은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제어하는지를 살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태아들은 비대칭적으로 손을 움직인다는 사실이 보고 되었다. 더 나아가 연구자들은 비대칭을 일으키는 유전자 활동을 추적했다. 그 결과 후성적 요소들이 척수에서 나타났고, 후성적 요소들은 환경 변화에 영향을 주었는데, 예를 들어, 후성적 요소들은 효소가 결합된 메틸그룹으로(enzymes bonding methyl groups) 하여금 DNA에 붙도록 했다. 그 결과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었다. 이러한 후성적 변화는 오른쪽 혹은 왼쪽 척수에서 차이를 만들어 내고, 오른손 혹은 왼손의 유전자 활동에 차이를 만들어, 손잡이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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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성유전학(Epigenome)
2013년은 모든 생명체의 기본이 되는 DNA의 모습이 왓슨(James Watson) 박사에 의해 세상에 드러난 지 60주년 되는 해였다. 왓슨 박사를 비롯한 2명은 1953년에 DNA 분자모형을 발견한 공로로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길 다란 이중나선 모양의 염색체는 4가지 염기인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이 히스톤(Histones)이라는 단백질을 감아 목걸이처럼 서로 엮인 상태이다. DNA는 세포분열 시 압축된 염색체를 느슨한 상태의 염색체를 만들어 유전자가 발현되게 함으로써, 이를 통해 어버이의 유전정보를 후세로 전달한다. DNA의 구조를 알고 난 뒤 생명공학에는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 유전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염색체 어느 부분에 있는지 알 수 있게 됐고, 병을 치료하거나 신약개발도 가능해졌다. 또 친자확인이나 범죄자 프로파일링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DNA만으로 모든 생명현상을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DNA 염기서열이 변하지 않아도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등장하면서 채워지고 있다. 후성게놈(epigenome)은 DNA 염기서열이 아닌 다른 부분의 변화로 유전자 발현과 억제가 일어나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게 DNA 염기 중 하나인 시토신에 메틸기라는 작은 분자가 붙는 시토신 메틸레이션(Cytosine Methylation, mC)과 아데닌 메틸레이션(Adenine Methylation, mA), 그리고 DNA가 감겨져 있는 히스톤 메틸레이션(Histone Methylation)과 히스톤 아세틸레이션(Histone Acetylation)이 일어나는 히스톤 변형(Histone Modifications)이 있다. 이런 변형이 일어나면 DNA와 히스톤이 결합하는 정도가 바뀌기 때문에 DNA의 발현이 억제되거나 증가하게 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메틸레이션이 일어나면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고 아세틸레이션이 일어나면 유전자가 발현된다는 것이다. 이런 후성유전으로 인한 유전자 발현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암·치매·정신분열증·당뇨·심혈관계 질환 등의 다양한 질병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그 과정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최근 들어 연구자들은 질병을 일으키는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크기변환_사본-10632695_637493523030856_2757249799481243589_n차원용 소장/교수/MBA/공학박사/미래학자

아스팩기술경영연구소(주) 대표, 국과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전문위원회 전문위원, 미래창조과학부 성장동력발굴기획위원회 기획위원, 국제미래학회 과학기술위원장, (사)창조경제연구회 이사, 연세대학원/KAIST IP-CEO 미래융합기술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