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유 생태계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라는 용어는 기술의 수준이 과하지 않고 적절하다는 용어 그대로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또 다른 표현으로는 검소한 혁신(Frugal Innovation)이라는 용어로 불리기도 한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환경에 맞는 기술을 찾아낸다는 의미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 고대부터 이어온 우리의 온돌문화처럼 시대와 지역 등 상황에 맞게 발전되어온 기술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적정기술 용어에 대한 개념은 영국의 경제학자인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에 의하여 1966 년대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이라는 용어로부터 시작됐다. 

슈마허는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과 개발도상국 내 기술 수요자 스스로 구현 할 수 있는 적정기술을 통해 첨단기술 없이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소규모 기술 개발을 위한 중간기술개발그룹, 즉 영국에 ‘ITDG(현재는 Practical Action)’라는 조직을 설립한 것이 현대적인 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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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http://practicalaction.org

 

이와 같이 적정기술의 시작에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지원등 개념이 적용됐다. 

그러나, 기존 적정기술의 개념이 저개발 국가에 대한 무상 공급형태로 진행되면서 그 지역의 유통, 산업 등 모든 생태계를 무너트리는 문제 등 부정적인 이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례로 모기장이 필요한 아프리카 국가에 모기장을 공급하면서, 그 지역에 있던 모기장을 만들고 유지보수 하는 회사들은 문을 닫아야 했고, 오히려 무상공급이 끊기면서 더 큰 어려움을 피할 수 없게 된 경우도 있다.  

따라서 건전한 시장 환경 조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적정기술 개념이 기존 저개발국가에 대한 단순 원조라는 개념보다는 그 지역의 사람들의 경제수준에서 구매가 가능한 생활 생태계를 살리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의 창시자인 폴 폴락은 2007년 뉴욕에서 개최된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the other 90%)’에서 전 세계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빈곤층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소규모의 저렴한 기술을 설계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창 했다. 

이는 지불 능력이 막강한 소수의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아 온 기존의 상품 디자인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디자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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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http://www.paulpolak.com/design

   

폴 폴락(Paul Polak) :국제개발기업(IDE, International Development Enterprises)의 설립자이자 '빈곤으로부터의 탈출(2008, Out of Poverty)' 저자. 

적정기술이 기술적으로 저렴한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낮은 수준의 기술이 아니라, 가장 널리 사용되는 보편적인 기술을 활용해 보다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기존 상업적 접근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 

창의성 측면에서도 적정기술은 생체모방 기술과 같이 다양한 자연계의 특성을 모방해 실용성적 기술로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 많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물 부족지역에서 물을 모으기 위하여 공기 중에서 수증기를 모으는 와카워터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아르투로 빗토리 (Arturo Vittori)에 의하여 고안됐다. 마치 사막에서 사는 선인장이나 아프리카 딱정벌레처럼 새벽 찬 공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물방울을 잘 붙어있도록 만드는 기능만으로 물을 모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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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http://www.architectureandvision.com

 

또한, 우리에게 일반화된 기술을 저개발 국가 또는 필요한 상황에 적용하는 사례들도 있다.  

전기가 부족한 제3세계국가에서 많이 상용화된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조명, 컴퓨터 및 냉장고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한 사례도 있으며, 중국의 산간지역처럼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원격의료 시스템을 도입하여 의료비용을 줄여 주는 사례 등이 있다.  

국내의 경우도 많은 기업들이 해외진출 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특성에 맞게 개발된 사례 등이 있다. 그러한 사례로서 국내 휴대전화 회사들도 아프리카 등 지역 구매력에 맞는 50불 수준의 저가피처폰 등을 내놓은 사례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시장을 잃어버린 네비게이션 같은 제품들이 남미 지역이나 아프리카 지역에 시장을 개척하는 등 기존 기술영역에서 지역적 환경을 고려해 재활용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기술보다는 경제성과 활용성이 높아지는 3D프린터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기존 보다 저렴한 의수를 제작하는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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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http://www.notimpossiblelabs.com/ Not impossible labs

 

기술적 디자인 측면 외에도 공유 생태계를 구축한 사례로 몽골 지역에 열효율을 높인 축열 보일러를 보급하고 있는 지 세이버(G-Saver)’를 다룬 적이 있다.  

무엇보다도 지 세이버(G-Saver)’는 몽골 지역 내에서 사회적기업인 굿쉐어링 설립을 통해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여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EDCF, KOICA 등 공적원조로 매년 진행되는 금액은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공적원조 사업들에 적정기술이 적용되면 해당국가에 더 많은 원조효과를 이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그 지역사회에 유통과 유지보수 등 일자리를 만든다면 기업이 수익도 낼 수도 있다.  

정리 하자면 이처럼 적정기술 개발을 통한 변화를 이루려는 기업은 세가지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첫 째 요구사항을 단순화 하라는 것이며, 필요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생략하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새로 무언가를 개발하지 말라는 것으로 기존의 풍부한 기술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세 번째 원칙은 수평적 협업시스템을 갖추라는 것으로 적정기술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는 매우 창의적이고 많은 협업이 필요한 일로서 다양한 기술분야의 수평적 협업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스타트업 등 창업도 적정기술 분야에 도전이 필요하다. 이때 적정기술을 기술로만 접근하는 시각이 아닌 지역 생태계를 염두에 두고 사용자들에 대해 접근하는 부분이 고려되어야 한다.  

생태계를 고려한 접근을 통해 적정기술로 만들어 지는 일자리나 공유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가치 있는 일이 될 것 이다.

 

417194_413799038637441_115613935_n김철회 Kt 차장

kt에서 공간기반 솔루션 컨설팅 및 비즈니스 아이템을 개발해외사업개척등을 해왔다국내 최초 통합관제센터(서초구청컨설팅국가영상 정보자원 활성화 과제 수행(NIA,행안부), 도시 공간 솔루션 아이템에너지 절감 모델, USN 센서 네트워크 등 공간 기반 솔루션 컨설팅을 하고 있다최근에는 기술이 사회를 바꾸는 적정기술(適正技術, appropriate technology, AT)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