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뮤지컬 초보를 위한 필독서 <뮤지컬 산책>

요즘 우리나라 대중문화계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뮤지컬 시장이 뜨겁다. 문화 소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뮤지컬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대형 뮤지컬이 대중을 극장으로 유혹하고 있으며,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의 배우들이 직접 출연하는 내한 공연도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보다 대중적인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뮤지컬이 그 시장을 넓혀 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또한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흔히 뮤지컬 빅4라고 불리는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등의 작품은 알고 있고, 전 피겨 국가대표 김연아 선수가 프로그램 음악으로 사용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욱 좋아하게 된 ‘One Day More’, ‘Send In The Clowns’ 같은 뮤지컬 넘버도 익숙하다.  

뮤지컬에 좀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앤드루 로이드 웨버나 스티븐 손드하임 같은 뮤지컬계 거장들의 이름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만큼 친숙해진 뮤지컬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면 망설이게 된다. 이는 무대예술이라는 뮤지컬의 특성상 스크린만으로도 상연이 가능한 영화보다, 또 같은 무대예술이어도 무대장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연극보다는 제약이 있어 대중이 느끼는 거리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권혁인

 

<뮤지컬 산책: 웨스트엔드에서 브로드웨이까지>(이하 뮤지컬 산책’)은 대중이 느끼는 이런 거리감을 좁히고, 뮤지컬 전반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저자 권혁인은 오페라 연출가 고 문호근 선생의 제자로 음악극을 배우고, 연극과 음악극 무대에서 일한 저자는 뮤지컬 무대 연출을 꿈꾸며 독학으로 뮤지컬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런데 공부를 하려 해도 국내 뮤지컬 관련 도서가 많지 않을뿐더러 그마저도 대부분 내용이 엉성하여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아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뮤지컬을 공부하고자 하거나 뮤지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자신이 공부한 것을 정리하여 뮤지컬 산책으로 내놓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뮤지컬 이전의 공연예술부터 살펴보며 뮤지컬의 다양한 성격과 종류를 밝히고, 뮤지컬이 발전해 온 과정을 정리하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서로 뮤지컬의 종주국임을 자부하는 영국의 웨스트엔드와 미국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비교하며 그 차이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각 스태프들의 역할, 배역, 음악 등을 아우르는 뮤지컬 제작 전반에 관해서도 정리하였다. 특별히 부록에서는 우리나라 관객이 좋아하는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아가씨와 건달들을 포함한 30편의 작품 해설을 싣고 있다.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간단히 부록만 읽어 보아도 작품이 주는 감동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 곁다리로 일행들 사이에서 뮤지컬에 대해 아는 체하며 어깨에 힘도 줄 수 있을 것이다. 권혁인 지음. 푸른길. 256. 13,500원 

권혁인2저자 권혁인은 대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자랐다. 198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하여 지리교육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공부보다는 음악에 빠져 시간을 보냈고 신림동 녹두거리에 있던, 아마도 거의 끝물이었을 음악다방에서 디제이 노릇을 하기도 했다.  

군 전역 뒤 교사로 발령받았다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에 참여하여 해직되었으며, 교사 노래패로 활동하면서 문예운동의 한 축을 맡아 일했다. 그때는 활발했던 노래 운동과 함께 대규모 공연이 자주 열렸는데, 수많은 공연에 참여하면서 만난 오페라 연출가 문호근(2001년 작고)으로부터 음악극을 배웠으며 조연출, 연출, 가수, 배우로도 일했다.  

학교로 돌아간 뒤에는 교사극단 징검다리의 음악감독을 맡아 몇 해 동안 연극 음악을 만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교사 생활을 접고 뮤지컬, 대중음악사, 한문고전 따위를 공부하면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에 힘쓰고 있다. 

[임정호 기자 art@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