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매각 시도 불발 후 기업 청산으로 가나

팬택은 1991년에 설립되어 초기에는 삐삐라고 불리던 무선호출기를 시작으로 통신 제품의 제조 메이커로 첫 발을 내딛은 순수 국내 기업이다. 

이후 휴대전화 시대가 열리며 1997년 첫 제품을 출시하면서 승승장구했고, 삼성과 LG에 이어 국내 기업으로는 3위 업체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었다.  

하지만 SKT의 자회사로 휴대폰을 제조하던 SK텔레텍의 인수에 나서면서 소위 승자의 저주라고 불리던 경영 압박을 받게 되고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2006년에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워크아웃 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사업 축소, 핵심 모델 집중과 수출 거래선 정비가 뒤를 따랐다. 

이것이 첫 번째 팬택의 위기였다. 하지만 경영진들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와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있는 베가 시리즈를 내 놓으면서 점차 회복을 거듭한 뒤 워크아웃 5년만인 2011년 말에 기업 회생에 성공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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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베가 아이언2가 공개된 미디어데이 현장

 

그러나 삼성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으로 고착화 된 국내 시장의 스마트폰 위주 모바일 시장에서 극적인 사세 상승에 실패해 워크아웃 졸업 뒤 약 2년만인 20143월에 두 번째 워크아웃에 이르게 된다. 

첫 번째 워크아웃을 극복하던 당시와 비교해 한 없이 떨어진 시장에서의 신뢰와 회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자체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채권단과 법원으로부터 받게 되고 같은 해 7월에는 급기야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물론 팬택이 보유한 기술력과 보유 인력들의 가치를 고려해 새로운 매수 주체가 나설 경우 극적인 제 2의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팬택이 가진 제품 개발 능력을 보유한다는 것은 신규 투자로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본질적인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중국 발 저가 폰들의 시장 침식과 때를 같이해, 팬택의 제조 능력에 투자할 주체들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고, 법원의 잇단 매각 시도는 무위에 그쳐 팬택의 앞날에 대한 전망을 매우 어둡게 한 것이다. 

최근에 업무로 팬택 내부에 남아계시는 사람들을 여럿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들이 팬택이라는 시스템 하에서 습득해 보유한 노하우는 다시 이루기 어려운 시간과 자금의 투입과 개인의 열정이 어우러진 결정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계적인 분업과, 협업 시스템으로 다수의 제품을 잇달아 시장에 내 놓았던 팬택의 저력은 아마도 내부에서 회사의 위기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일 것이다. 

최악의 경우 팬택이 제조와 설계 등 기능 별 물적 분할 후 분리 매각을 하는 등, 실질적인 공중분해에 이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극적으로 나타난 회사가 최근 화제가 되었던 원밸류에셋이다. 이들이 인수 의향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인 20151월 말이다. 

인수 희망 대금은 약 1,000억원. 팬택의 가치를 예상할 때 터무니없으리만큼 낮은 금액이긴 하지만 원밸류에셋이라는 매수자를 만나면서 회생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았지만 결국 인수 주체로 부각되었던 원밸류에셋의 대금 지급이 지연되며 매각은 불발로 그치게 된다. 애초부터 원밸류에셋의 실체에 대해 국내의 많은 언론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 재매각 시도에 나서는 듯 했으나, 법원은 지난 20일 팬택 인수의향서를 낸 3개 업체가 모두 인수 의향이나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후속 입찰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 팬택의 직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700여명이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가 아닌 휴직으로 새 주인이 나서서 회사가 정상화될 때 까지 시간을 벌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눈물 어린 자구 노력인 것이다. 

팬택은 지난 해 베가 팝업노트를 마지막으로 올 상반기까지는 신제품의 출시 계획도 못 잡고 있는 상황으로 빨라야 7월경에 신규 모델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매각이 무산에 그친 지금 상황으로서는 제품 출시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법원이 채권단과 협의해 매각 무산 후 12주 안에 팬택의 청산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까지 매각 무산으로 현재 팬택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가 걷히고 극적으로 회사에 생기가 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아 보여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회사를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알리는 소식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1최종신 (주)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대표와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역임했다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Xbox 사업을 진행했다한편삼성물산 해외사업팀과 신규사업기획팀에서 근무했으며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으로 활동문화융성위원회 콘텐츠 진흥 전략 추진단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