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보다 더 나은 인공 적혈구 개발…”산소·항암제도 운반 가능”

과학자들 노력 덕분에 인공 팔다리 및 인공 장기는 자연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 이상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는 혈액 차례다.

과학자들이 실제 인간 적혈구보다 더 나은 인공 적혈구를 만들어 냈다.

뉴멕시코대와 중국남방공대 연구팀이 실제 적혈구 기능을 하는 합성 적혈구 개발에 성공했다. 합성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할 뿐만 아니라 항암제 등 다양한 물질도 운반할 수도 있다. 실용화되면 고성능 인공혈액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논문명: Biomimetic Rebuilding of Multifunctional Red Blood Cells: Modular Design Using Functional Components)는 최근 미국 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학술지 ACS Nano에 발표됐다.

▲뉴멕시코대학 화학생물공학과 미세공학재료센터 연구팀은 천연 적혈구를 활용해 인공 적혈구를 만들어냈다. [출처: ACS Nano]

의료 현장에서는 외상으로 혈액이 부족할 때 대용혈액(plasma substitute, 대용혈장제)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혈액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혈액을 대량으로 잃는 경우, 순환혈액량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혈액이 감소돼 쇼크에 이른다. 

대용혈액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산소 운반 능력을 가진 완전한 인공혈액이지만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뉴멕시코대학 화학생물공학과 미세공학재료센터 연구팀은 천연 적혈구를 활용해 인공 적혈구를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우선 헌혈로 얻은 인간 적혈구를 얇은 실리카층으로 코팅한 뒤 양극과 음극 전하를 띤 고분자로 코팅했다. 이후 실리카층과 적혈구 내용물을 제거해 적혈구 복제물을 만들고 여기에 천연 적혈구에서 얻은 막을 씌웠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구축 적혈구(RRBC)’는 형상 전하 표면 단백질 등이 천연 적혈구와 거의 같고 모세혈관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을 만큼 유연성을 지녔다. 또한 쥐에게 주입해도 면역세포인 백혈구에 공격받지 않고 48시간 이상 체내에 존재할 수 있으며, 4주가 지나도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연구팀은 RRBC 내부에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항암제, 자성 나노입자, 독소를 감지하는 마커가 되는 물질 등을 넣는 데 성공했다. 이는 RRBC가 진짜 적혈구처럼 다양한 물질을 체내 구석구석으로 운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앞으로 RRBC 안전성 확인시험을 거쳐 인간 테스트를 실시하고 최종에는 RRBC를 이용한 암 치료나 세균성 혈액 감염증 치료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민중 기자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