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광년 은하서 16일 마다 보내는 수수께끼 신호 정체는?

지구에서 약 5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16일 주기로 수수께끼의 전파가 지구에 도착하는 것이 최근 관측됐다. 이런 종류의 고속전파폭발(Fast Radio Burst, FRB)가 주기적으로 지구에 닿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RB는 우주에서 들려오는 극히 짧고 강력한 전파의 폭발로 FRB 0.001초간 방출하는 에너지는 1만 년 정도 태양 에너지와 맞먹는다. 지금까지 FRB가 발생하는 위치는 확인 됐지만 그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다. 

최초 ‘FRB 010724’는 2007년 웨스트버지니아대학 천문학자 던컨 로리마(Duncan Lorimer)가 파크스 천문대(Parkes Observatory)에서 2001년 7월 24일에 기록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견했다. 이후 지금까지 많은 FRB를 관측됐고 신호가 기록된 날짜에 따라 ‘FRB YYMMDD’로 쓰고 있다. 

FRB 발생 원인으로는 중성자별의 폭발이나 매우 강한 자기성을 띄는 중성자별인 마그네타의 자전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하나는 현재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빠르게 자전하는 매우 작은 중성자별인 두 펄서(Pulsar)가 쌍성을 이루어 서로 공전하다 충돌할 때에 발생한다는 견해다. 하지만 여전히 발생 메커니즘은 오리무중이다.

▲출처: CHIME Collaboration

그런 가운데, 던랩연구소(Dunlap Institute)와 토론토대학교 (University of Toronto) 관측팀은 캐나다 차임(Chime, Canadian Hydrogen Intensity Mapping Experiment) 전파망원경을 통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FRB를 발견했다.  

관측팀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차임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FRB의 발생은 4일 동안 1시간에 1~2회 정도 전파를 발생시킨 후, 12일간의 멈췄다 다시 신호를 발생시켰다. 이는 총 16일간 주기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관측팀은 FRB의 위치를 밝혀냈다. 지구에서 15억 광년 떨어진 'SDSS J015800.28 + 654253.0'라는 나선 은하의 별 형성 영역에서 받은 FRB는 ‘FRB 180916.J0158 +65(약칭: FRB 180916)’라고 명명했다. 5억 광년이라고 하면 엄청 멀리 떨어진 곳처럼 느껴지지만, 2001년 처음 FRB가 관측된 이후 가장 지구에 가까운 곳에서 발견된 FRB이다 .

관측팀은 논문에서 “FRB 180916은 모든 FRB에서 주기성이 인정된 첫 사례다. 16.35일 주기로 반복 관측된 FRB 180916은 FRB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측팀은 FRB의 정체는 2개의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의 쌍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FRB의 발생원이 블랙홀 주위를 16일 주기로 회전하는 경우, 16일 주기에서 전파가 지구를 향해 나오는 경우와 초고밀도의 코어를 가진 중성자 별이 내는 폭발적인 전파가 짝이 되는 또 하나의 항성에서 나오는 항성풍에 의해 16일 주기로 증폭 또는 감쇠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FRB의 발생원은 회전 또는 전진(회전축의 치우침)에 의해 주기적으로 전파를 발생시키는 하나의 천체(마그네타)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그네타는 보통 12초 미만으로 1회전하는 고속 회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16일이라는 주기성을 설명하는 것은 맞지 않다.

FRB를 처음 발견한 던컨 로리마는 “이번 발견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주기적인 FRB의 정체를 밝혀냄으로써 시사하는 바가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The Arecibo radio telescope in Puerto Rico.

한편 하버드대학교 천문학과 아비 로브(Avi Loeb) 교수는 12일(현지 시각) 과학 전문매체 퓨처리즘(Futurism)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신호가 외계인 문명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FRB가 마그네타 젊은 중성자별이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또 다른 자연 현상에 의해 생성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는 FRB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스모킹건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인공적인 것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구체적인 가능성에 대해 “우주에서 화물을 추진하기 위해 에너지빔을 사용하는 외계 문명이며, 그로부터 방사능이 새어나가는 것을 캐나다 연구원들이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로브 교수는 2017년 논문에서 이러한 개념을 설명했다. 에너지빔으로 화물을 옮기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엄청날 것이라며, 그러한 에너지빔은 지구를 강타하는 태양빛의 전체만큼의 에너지를 필요 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현재 지구상에서 하고 있는 어떤 것보다 훨씬 더 야심차고 거대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가 필요할 것”이라며, “따라서 주요 기술적 도전은 에너지빔이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힘에 있다”고 썼다.

▲출처: The Arecibo radio telescope in Puerto Rico.

로브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태양계 진입한 '오무아무아(Oumuamua)'를 외계 탐사선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잡지 The Newyorker를 통해 “만약 휴대폰을 원시인에게 보여줬다고 가정한다면. 원시인은 멋진 돌이라고 말할 것이다. 원시인은 돌에 익숙한 사람이다. 이제 오무아무아를 생각해보자. 어쩌면 오무아무아는 아이폰이고 우리는 원시인들이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오무아무아는 2017년 10월 19일 태양계를 지나가는 길쭉한 붉은 시가 모양의 길이 약 230m의 성간(interstella) 천체를 미국 하와이대학의 할레아칼라 천문대에 있는 ‘판스타스 1(Pan-STARRS 1)’ 망원경에 포착됐다. ‘오무아무아(Oumuamua)’라는 이름은 ‘먼 곳에서 온 전달자’라는 하와이 원주민의 용어를 따라 붙여졌다. 

이 물체는 기존  혜성 주변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먼지와 가스, 얼음, 암석이 아닌 전혀 다른 특성을 보였다. 또 표면에 유기물의 흔적도 나왔다. 또 천체 궤도가 소행성이라고 하기에도 어려웠다. 소행성에서 보이는 포물선 궤도를 따르지도 않았다. 

특히 최초 관측 당시 초속 40㎞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다가 예상과 달리 태양 주변에서 초속 80여㎞의 속도로 빨라졌다. 보통의 천체는 태양 주변을 지나면서 중력의 저항을 받아 속도가 줄어드는 데 정반대 현상이 관측된 것이다.

로브 교수 연구팀은 당시 오무아무아가 태양 근처에서 속도가 더 빨라진 이유를 외계 생명체가 보낸 물체라는 분석 결과를 내고 2018년 11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논문명 ‘태양 복사압이 오무아무아의 특이 가속도를 설명할 수 있을까?(Could Solar Radiation Pressure Explain 'Oumuamua's Peculiar Acceleration?)으로 발표했다.
 
외계 행성들로부터 오는 전파를 찾거나 전파를 보내서 외계 생명체를 찾는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를 지금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과학자들이 진행하고 있다. 

김민중 기자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