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내시경 수술로봇…돼지 배꼽지나 담낭 수술

KAIST 기계공학과 미래의료로봇연구단(소장 권동수 교수)이 개발한 유연 원격 내시경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가 살아있는 동물의 담낭을 절개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국립암센터 손대경 교수 연구팀의 협조를 통해 돼지 배의 표면에 만든 절개 부위에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휘어지는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을 삽입하고 병변이 위치한 간과 담낭으로 로봇을 접근시켰다.

이후 내시경의 채널을 통과한 직경 3.7mm의 소형 수술도구가 간을 젖히며 수술을 위한 시야 확보를 한 뒤 다른 채널을 통과한 전기 소작기를 이용해 간과 담낭 사이를 절제했다. 

모든 수술 과정은 연구팀이 내시경의 앞부분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송출된 돼지 신체 내부를 모니터링하며 원격 조종 장치를 통해 진행됐다.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K-FLEX를 이용해 돼지의 담낭 절제술을 실시하고 있는 KAIST 연구진. (KAIST 제공)

연구팀의 케이-플렉스 로봇은 입이나 항문, 요도 등 우리 몸에 존재하는 통로를 따라 뱀처럼 유연하게 삽입돼 몸속을 자유롭게 관찰한다. 이상이 있는 경우 손가락처럼 생긴 초소형 로봇 팔이 나와 수술을 진행한다.

기존의 상용화된 수술 로봇은 곧은 수술도구를 이용하고 복부에 3~4개의 구멍을 내야 하는 문제점이 있는 반면 연구팀의 기술은 외부절개 없이 내부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출혈량, 세균 감염, 합병증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상용화가 활발하지 않다. 수술에 요구되는 기술의 난이도가 높고 필요조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로봇이 인체 내부의 굴곡진 부분으로 진입하기 위해 유연하면서도 큰 힘을 낼 수 있어야 하고, 기존 수술 로봇보다 더 많은 공간적 제약을 받는다.

연구팀은 위와 같은 유연성과 소형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인한 소형 관절 기술을 개발했다. 핵심 연구원인 황민호 박사의 연구를 통해 초소형 로봇 팔이 낼 수 있는 힘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동시에 크기도 절반으로 축소시켰다.

곧은 직선 형태의 수술 기술과 달리 유연 수술 로봇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발전되지 않은 상황이다. 권 교수 연구팀은 내시경 모듈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순수 국내 기술을 통해 개발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지난 6월 29일 영국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에서 열린 ‘서지컬 로봇 챌린지 2018(Surgical Robot Challenge 2018)’에서 수술로봇 강국들을 제치고 ‘베스트 어플리케이션 어워드’와 ‘오버롤 위너’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권동수 교수는 “이번 실험의 의미는 국내 최초로 유연한 내시경로봇을 살아있는 동물의 복강 내에서 이동시켜 병변에 접근시키고 수술을 진행함으로써 임상 적용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권 교수를 비롯한 8명의 학생들이 공동으로 올해 ‘이지엔도서지컬(EasyEndo Surgical Inc.)’이라는 수술로봇 회사를 창업, 케이-플렉스를 포함한 다양한 수술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IT뉴스 /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