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면 면역유전자 손상으로 일찍 사망한다

나이가 들면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외로워진다. 외로움(loneliness)을 느끼면서 홀로 살다 보면 에너지가 떨어져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이렇듯 외로움의 심각성은 널리 알려져 왔지만, 세포 단위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외로움이 건강에 해를 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미국 시카고 대학을 중심으로 유씨 엘에이(UCLA)와 유씨 데이비스(UCDavis) 대학의 과학자들이 외로움은 생리학적 반응을 일으켜 면역 시스템을 파괴하고 궁극적으로 병들어 죽게 한다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Cole & Cacioppo et al., PNAS, 23 Nov 2015)1

외로움이 심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조기사망(premature death) 위험이 14% 크다는 것인데, 이 14%는 비만으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외로움은 투쟁-도피(fight or flight) 스트레스 신호를 유도해 궁극적으로는 면역 시스템의 정상적인 백혈구(white blood cells, leukocytes) 생산을 방해해 조기 사망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격·방어·도피 등의 생리학적 반응들이 일어난다. 월터 캐넌(Walter Cannon, 1932)은 이러한 반응을 ‘투쟁-도피 반응’, 이러한 스트레스를 ‘투쟁-도피 스트레스’라 명명했다(네이버 지식백과)2. 즉, 맞서 싸울 것이냐 아니면 도망갈 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반응 혹은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연구팀은 그 전에 외로움과 불운(역경)에 대한 보존전사반응(CTRA)이라 불리는 현상 사이의 연결(a link)을 발견해 논문을 발표했었다. 이 CTRA이란 염증(inflammation)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은 증가시키는 반면, 항바이러스(antiviral)에 대항하는 유전자의 발현은 감소시키는 현상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외로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염증과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고독
▲ 이번 연구는 투쟁-도피 스트레스 신호가 정상적인 백혈구(white blood cells, leukocytes) 생산을 방해해 조기 사망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은 인간을 비롯한 사회적 영장 동물인 레서스 붉은 털 원숭이들(rhesus macaques)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연구팀은 몸에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상대로 싸우는 면역시스템의 면역 세포들인 백혈구를 생산해 내는 유전자의 발현(gene expression)을 연구했다. 예상했던 대로 외로운 사람들과 레서스 원숭이들의 백혈구들에는 CTRA의 효과가 나타났다. 즉,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했다. 또한 몸에 영향을 주는 다른 정보들까지 밝혀냈다.

첫째 외로움은 최소한 1년 후 CTRA 유전자 발현을 예고하고, 역으로 CTRA 유전자 발현은 1년 후 외로움을 예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간이 가면서 외로움과 CTRA가 서로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둘째, 외로운 사람들같이 외로운 원숭이들도 높은 CTRA 활동을 보였는데, ‘투쟁-도피’를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인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분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골수(bone marrow)에 있는 혈액줄기세포(blood stem cells)를 자극해서 비정상적이고 미성숙한 단핵구(an immature monocyte)가 증가하면서, 체내에 높은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은 증가시키고 항바이러스 유전자의 발현은 감소시킨다. 외로운 사람들과 외로운 원숭이들의 혈액에서는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단핵구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로움에 따른 스트레스성의 사회적 고립 하에서 이와 같은 미성숙한 단핵구가 많이 만들어 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셋째, 이와 같은 단핵구 관련 CTRA의 변이(monocyte-related CTRA shift)는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원숭이 바이러스 감염 모델(a monkey model of viral infection)에서 손상을 입은 항바이러스 유전자 발현은 원숭이 면역결핍 바이러스(simian immunodeficiency virus)로 하여금 혈액과 두뇌에서 급속도로 번식하여 퍼진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외로움은 ‘투쟁-도피’ 스트레스 신호로 미성숙한 단핵구의 생산을 증가시켜, 감염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은 증가시키고, 항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정상적인 백혈구의 생산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존 카치오포(John T. Cacioppoe) 박사는 이처럼 외로움에 빠진 노인들에게 자원봉사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친구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또는 홀로 있어도 자기만족 등 어떤 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는 “외로움에서 벗어날 때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다. 처음부터 평생의 사랑을 찾으려고 하거나 자신의 성격을 한 번에 개조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박사는 비록 이번 연구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로 보인다며 전 연령대가 외로움의 건강상 불이익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Science Daily, 23 Nov 2015)3

크기변환_원숭이
▲ 원숭이들이 새로운 환경의 집단으로 들어 올 때 서열 매김에 따른 스트레스는 무려 1,000개의 면역 유전자들의 발현을 변이.

이보다 앞서 2012년에 미국 시카고 대학의 텅가(Jenny Tunga) 박사와 길라다(Yoav Gilada) 박사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과학적으로 밝혀냈었다(Tung et al., PNAS, 9 Apr 2012)4

계급을 중시하는 원숭이들을 새로운 사회 집단으로 무작위 선정하여 편성 시에, 다시 서열(ranking)을 매겨야 하는, 싸워 쟁취를 하던가 아니면 도피하여 복종을 하던가 결정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원숭이들이 1000개의 면역 유전자와 유전자 발현을 변경한다(variation, 변이)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처음으로 사회적 환경·지위와 면역 유전자 조절과의 관계를 게놈범주규모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인간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거의 같은 수준으로 유전자 발현에 이상이 있음을 의미한다(Science Daily, 9 Apr 2012)5

외로움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스트레스는 면역 시스템을 파괴해서 조기사망에 이르게 한다. 스트레스가 모든 병을 일으키는 주범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국가와 사회와 가족의 배려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이다. 보다 심도 있고 빠른 연구를 진행하여, 혈압 수치와 콜레스토롤 수치와 같이, 스트레스 수치가 모든 병을 진단하는 표적과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Cole & Cacioppo et al., "Myeloid differentiation architecture of leukocyte transcriptome dynamics in perceived social isolation", PNAS, Published online before print November 23, 2015.http://www.pnas.org/content/early/2015/11/18/1514249112

2) 네이버 지식백과 정신의학, 서툰 손재주 때문에 알게 된 스트레스 개념(하지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41&contents_id=75138

네이버 지식백과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94113&cid=41991&categoryId=41991

3) Science Daily – Loneliness triggers cellular changes that can cause illness, study shows(23 Nov 2015). 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5/11/151123201925.htm

4) Tung et al., "Social environment is associated with gene regulatory variation in the rhesus macaque immune system", PNAS, doi: 10.1073/pnas.1202734109, Published online before print April 9, 2012. ttp://www.pnas.org/content/early/2012/04/03/1202734109.abstract

5) Science Daily – Social Stress Changes Immune System Gene Expression in Primates(9 Apr 2012). 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2/04/120409164513.htm

 

크기변환_사본-10632695_637493523030856_2757249799481243589_n차원용 소장/교수/MBA/공학박사/미래학자

아스팩기술경영연구소(대표국과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전문위원회 전문위원미래창조과학부 성장동력발굴기획위원회 기획위원국제미래학회 과학기술위원장,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연세대학원/KAIST IP-CEO 미래융합기술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