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리서치킷, 자폐증·뇌전증·흑색종 추가…구글 헬스 전략과 치열한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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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Apple)은 지난 15일 리서치킷(ResearchKit)을 통해 앞으로 자폐증과 뇌전증, 흑색종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리서치킷은 의사, 과학자 및 연구자들이 아이폰 앱을 사용하는 연구 참가자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아이폰을 의료 연구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리서치킷에 참여하는 사용자는 연구에 대한 동의 절차를 거쳐, 활동 과제를 수행하거나 설문 응답을 제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건강 데이터가 연구진들에게 어떻게 공유 될지를 선택해 의학연구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이미 5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오픈 소스 프레임워크를 추가하는 등 연구자들과 개발자들은 활발히 리서치킷에 참여하고 있다. 리서치킷2제프 윌리엄스(Jeff Williams) 애플 오퍼레이션 수석 부사장은 "세계 유수 의학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질병을 연구하는 도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다. 천식부터 당뇨, 파킨슨 병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학 연구를 지원하는 리서치킷은 6개월 만에 50명 이상의 연구자들과 10만명이 넘는 연구 참여자들이 과학 및 의학 연구의 발전을 위해 자신들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킷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자들은 사용자들의 승인 하에 체중, 혈압, 혈당치와 같은 건강앱의 데이터에 액세스하거나 서드파티 기기 및 앱에서 측정한 다른 건강 관련 데이터에 액세스함으로써 아이폰을 통한 실시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더불어, 아이폰의 가속도계, 마이크, 자이로스코프와 GPS 센서에 대한 접근으로 의학연구자들에게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해 연구 참여자의 걸음, 운동 신경 손상, 피트니스, 언어 및 기억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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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폐증은 듀크 대학교(Duke University) 및 듀크 의학대학원(Duke Medicine)이 자폐증 및 기타 발달 장애에 관심이 있는 부모를 위한 “Autism & Beyond”를 선보인다. 듀크 연구진은 아이폰의 전방 카메라를 사용해 발달 장애를 의심케 하는 증상을 보다 어린 나이에 발견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한편, 이 앱은 독창적인 감정 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아이가 아이폰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한다. 듀크 연구진은 연구를 위해 중국의 북경 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해외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 
 
리키 블룸필드(Ricky Bloomfield) 듀크 대학교 모바일 기술 전략 연구소 소장이자 내과·소아과 조교수는 “'Autism & Beyond'는 적합하게 개발된 검사 질문지와 새로운 동영상 기술의 결합으로 아이의 감정 분석을 가능케 했다. 이로서 미래에는 자폐증 및 불안감과 같은 질환을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검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며, “의학 연구를 하나의 앱에서 진행할 수 있게 하는 리서치킷 덕분에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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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은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에서 개발한 ‘EpiWatch’ 앱으로 리서치킷을 활용하여해 애플워치(Apple Watch)에서 진행되는 최초의 연구용 앱이다. ‘EpiWatch’는 애플워치의 센서를 활용해 발작 시기와 지속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게 된다. 

이 연구의 첫번째 단계에서 연구진들은 환자에게 한 번의 터치로 앱에 접근해 가속도계와 심박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명령하고 발작에 대한 디지털 신호를 잡아내 환자의 소중한 사람에게 알람을 전달하는 다양한 기능(Complication)을 애플워치에서 사용한다. 앱은 발작 당시의 상황과 환자의 대처법에 대한 정보를 모두 기록하고 환자의 약물 복용 및 부작용 발생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환자가 스스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돕는 동시에 같은 연구에 참여 중인 다른 참가자의 상황과 연구 참가자 본인의 상황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레고리 크라우스(Gregory Krauss) 존스 홉킨스 의학대학원(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신경학과 교수이자 의학 박사는 “미국내 뇌전증 환자는 200만 명이 넘는다. 리서치킷을 활용해 개발된 이 새로운 앱은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인터렉티브(interactive)한 활동을 제공하고,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발작을 감지해 가족 및 보호자에게 알림을 전송해주는 앱 개발의 시초가 될 것이다”라며, “이제 우리는 전국에서 환자의 발작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할 기회를 얻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흑색종은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Oregon Health & Science University)에서 아이폰으로 촬영한 디지털 이미지를 검은 점이 자라거나 흑색종의 위험이 있는지 파악하는데 사용해 환자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검은 점을 촬영하고 크기를 재면서 자신의 피부 건강을 관리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검은 점의 변화를 바로 파악하여 보건 전문가들과 직접 해당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며, 연구자들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이미지를 캡처해 인식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 만들어진 알고리즘은 향후 여러 연구에서 흑색종을 진단하는데 사용된다. 
 
샌시 리츠맨(Sancy Leachman) 나이트 암 연구소(Knight Cancer Institute)의 피부과장이자 흑색종 연구 프로그램 담당자는 “흑색종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환자들이 검은 점의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개발한다면 우리는 이 질병의 진행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양한 연구 참여자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리서치이 간단한 아이폰 앱 개발을 통해 이 모든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수월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리서치킥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는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듈과 활동 과제, 맞춤형 설문을 통해 기여하고 있다. 연구자는 활동 과제 모듈을 이용해 참가자들의 특정 활동들이 아이폰의 첨단 센서를 통해 데이터화되어 연구에 관련이 깊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한다. 초기 활동 과제 모듈은 신체 활동, 피트니스, 인지 능력 및 목소리를 측정하는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불과 6개월 만에 5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새로운 연구 방법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 과제에 참여했다. 청력 손실을 위한 음색 청력 검사, 자극에 대한 반응을 통한 반응 시간 측정, 일정 시간 걷기 테스트, 정보 처리 및 작업 기억의 속도 평가를 위한 ‘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인지에 관한 연구에 주로 사용된 ‘하노이 탑(Tower of Hanoi) 수학 퍼즐’ 등의 활동 과제가 있으며 이 밖에도 아이패드(iPad) 지원, 이미지 캡쳐 및 더욱 상세한 대시보드를 위한 파이 그래프, 선 그래프, 이산 수학 그래프 추가 기능이 리서치킷 프레임워크에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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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바디 브라우저

한편, 애플의 이 같은 행보는 구글의 헬스(Health) 전략과 헬스케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구글은 2013년 9월 헬스케어와 웰빙을 아우르는 칼리코(Calico)를 설립하고, 혈당(Blood Sugar) 및 만병을 진단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컨택 렌즈(Smart Contact Lens), 지난해 7월에 발표한 인체 데이터의 패턴을 빅 데이터로 분석해 인체 지도(Human Body Map), 이어 9월에 인수한 파킨슨병 전문 헬스케어 벤처 '리프트랩스(Lift Labs)'과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의 아내 앤 워짓스키(Anne Wojcicki)가 창업해 화제를 모은 개인 사용자들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주는 ‘23앤미(23andMe)’ 등 거의 완벽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현재 리서치킷 연구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 중국, 독일, 홍콩, 스위스, 영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