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박물관 예산 낭비…중앙박물관 소장유물 중복구입

사본 -건물외관

 

[임정호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구입한 한글 관련 유물 가운데 26% 8억6천만 원어치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과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4년도 국립한글박물관 국정감사를 위해 국립한글박물관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구입한 한글관련 유물 882건 2천470점을 조사한 결과 이들 유물 가운데 26%인 234건 445점 8억5천927만 원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과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 관련 유물 882건 2천470점을 구입하면서 모두 34억2천591만 원의 예산을 지출했으며, 국립한글박물관이 구입한 유물 중 국립중앙박물관과 중복되고 있는 유물 구입액은 전체 구입액대비 25%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과 겹치는 유물 가운데 1천만 원 이상 되는 유물도 ‘분류두공부시언해’ 6천만 원, ‘삼국지통속연의’ 5천만 원, ‘오륜행실도’ 2천500만 원, ‘법화경’ 2천500만 원 등 21건이나 되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구입한 한글 관련 유물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어 겹치고 있는 유물들은 불교 및 유교 관련 서적 및 문서와 그림, 사전, 족보, 개인 문집 등이다.

정진후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이미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을 예산 수억 원을 들여 또 다시 중복 구입한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이며 국가 박물관 정책의 허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군다나 국립한글박물관은 당초 한글의 정보화와 기계화, 산업화 등 한글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추구하는 한글문화관을 목표로 설립이 추진됐으나 박물관으로 명칭이 확정되면서 한글 관련 고문서 수집 전시 기관으로 정체성이 왜곡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