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gState 테스트 분석 결과, 반응 속도 빠르고 작업기억 정확도 높아… 회귀계수 β 0.187 기록
– “유해성 프레임 벗어나 능동적 사고 촉진해야”… 착용형 센서와 설문 측정 간 차이 및 맥락 분석 중요
– 영유아기(GUSTO 코호트) 및 뇌 구조(ABCD 코호트) 연구는 여전히 유해성 경고… 연령별·맥락별 차별화 접근 필수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스크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뇌 발달과 학습 능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IT News] 지난 수십 년간 의학계와 교육계, 그리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일종의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이 통념에 충격을 던지는 장기 추적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핀란드 연구진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이 청소년으로 성장할 때까지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아동기부터 누적된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 오히려 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소아청소년과 신경과학 전문가들은 이 결과를 “스크린을 많이 보여줄수록 머리가 좋아진다”는 식으로 단순 해석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이번 연구가 지닌 방법론적 한계와 함께, 영유아기를 대상으로 한 타 대규모 코호트 연구들과의 상충점을 복합적으로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8년 장기 추적 연구의 전말 – PANIC 코호트가 밝혀낸 의외의 수치들
유바스큘라 대학교 스포츠·건강과학대학과 동핀란드 대학교 의생의학·임상의학 연구소, 영국 엑서터 대학교 아동건강·운동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소아 운동 과학(Pediatric Exercise Science)' 2026년 8월 11일 자에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의 신체 활동 및 좌식 시간과 청소년기 인지 발달 간의 연관성: PANIC 연구(Associations of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Time From Childhood to Adolescence With Cognition in Adolescence: The PANIC Study)>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핀란드 PANIC(아동 신체활동 및 영양) 연구에 참여한 총 260명(여아 124명, 남아 136명, 평균 연령 약 15.8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6~9세의 아동기부터 15~17세의 청소년기까지 8년에 걸쳐 신체활동과 좌식 시간, 그리고 스크린 타임 노출 데이터를 정밀하게 추적 관찰했다.
청소년기에 도달한 대상자들의 인지 기능은 표준화된 컴퓨터 기반 검사인 'CogState 배터리(Cogstate Brief Battery, CBB,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인간의 인지 능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표준화된 전산화 인지 기능 검사)'를 통해 학습 능력과 주의력, 작업 기억 등 다각도로 측정되었다. 분석 결과는 학계의 오랜 통념을 크게 깨뜨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자기보고 설문 조사 기준으로 누적된 스크린 타임 노출량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 반응 속도가 빠르고 작업기억 정확도가 높으며, 전반적인 인지 점수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때 산출된 표준화 회귀계수(Regression Coefficient)인 베타(β) 값은 0.187로 독립변수가 1단위 증가할 때 종속변수는 평균적으로 0.187만큼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효과의 크기는 95% 신뢰수준 하에서 최소 0.070에서 최대 0.305 사이로 나타났다. 참고로 회귀계수는 회귀분석에서 독립변수(X)가 한 단위 변화할 때 종속변수(Y)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방향을 나타내는 수치다. 쉽게 말해, 데이터의 관계를 가장 잘 표현하는 직선(또는 평면)의 기울기를 뜻한다.
신체활동 영역에서는 성별과 활동 유형에 따라 현저히 엇갈린 결과가 관찰되었다. 여아의 경우 아동기부터 가벼운 경강도 신체활동 참여량이 많을수록 청소년기 작업기억 능력이 우수했던 반면, 남아의 경우에는 지도자의 구체적인 지휘가 수반된 조직적·지도적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작업기억 능력이 향상되는 정적 연관성을 보였다.
또한 설문 조사상 성인의 감독 없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진 비지도 신체활동량이 적을수록 청소년기 인지 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흥미로운 경향도 관찰되었다. 반면 심박수와 가속도계 센서가 결합된 정밀 착용 기기로 정밀 측정한 신체활동 및 좌식 시간 데이터에서는 전체적인 인지 기능과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디지털 기기가 머리를 좋게 한다?”… 연구진이 밝힌 핵심 맥락과 통계적 착시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매체의 유해성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해 오던 기존 시각에 커다란 화두를 던졌다. 연구를 이끈 유바스큘라 대학교의 페트리 자란코(Petri Jalanko) 박사과정 연구원과 동핀란드 대학교의 에어로 하파라(Eero Haapala) 수석연구원 등 연구진은 통계 수치가 가진 위험성을 경고한다. 연구진은 해당 결과를 현장에 적용하기전에 3가지 핵심적인 한계점과 통계적 착시 현상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로 이번 조사는 통제된 환경에서 원인과 결과를 검증하는 실험 연구가 아니라 일정 집단을 오랜 기간 관찰한 종단적 관찰 연구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스크린을 오래 시청했기 때문에 인지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않는다. 오히려 본래 인지 능력이 뛰어난 청소년들이 컴퓨터, 스마트폰, 정밀 게임, 프로그래밍 등 디지털 기기를 더욱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란코 연구원은 스크린 타임의 핵심은 기기 사용 시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며, 교사와 부모가 아이들에게 능동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 창의성, 학습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기기를 활용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둘째로 측정 방식에서 발생한 수치상의 차이와 착시 현상을 주시해야 한다. 인지 능력과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낸 데이터는 참가자들이 스스로 기록한 자기보고식 설문지에 기반한 수치다. 반면 연구팀이 심박수와 가속도계 센서를 결합해 객관적으로 측정한 신체활동 및 좌식 시간 데이터에서는 인지 기능과의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심박·가속도 센서의 경우 피험자가 활동하거나 앉아있는 순간의 물리적 움직임만을 기록할 뿐, 그 시간에 실제로 어떤 인지적 활동이나 행위를 수행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맥락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셋째로 연구 과정에서 매체 사용의 구체적인 맥락과 질적 내용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분석된 스크린 타임에는 쇼츠나 OTT 영상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시간과, 전략적인 게임이나 코딩, 디지털 교재를 통한 학습처럼 고도의 인지적 노력이 요구되는 능동적 스크린 사용 시간이 모두 하나로 뭉뚱그려져 있다.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스크린 활용이 청소년의 인지 점수를 끌어올렸고, 이것이 전체 스크린 타임의 긍정적 효과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일어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령대별 스크린 잔혹사 – 영유아기 노출은 왜 뇌 발달의 ‘치명적 독’인가
전문가들은 핀란드 PANIC 연구의 대상이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청소년기로 넘어가는 집단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 결과를 전 연령대에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 엄격하게 경고한다. 특히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초등학교 입학 이전 영유아기의 스크린 노출은 뇌 구조와 인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학계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 1세부터 8세까지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된 GUSTO 종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 시기에 스크린에 노출된 시간이 길었던 아동일수록 9세에 도달했을 때 학업 성취도가 유의미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 아동들은 10.5세 시점에서 측정한 작업기억 능력 역시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진은 언어 습득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민감기에 과도한 스크린을 접하면 정서적·언어적 자극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해 장기적인 인지적 손실을 겪게 된다고 서술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진행 중인 미국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년 장기 뇌 발달 및 건강 종단 코호트 연구인 ABCD(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뇌 구조를 직접 촬영하여 분석한 결고 역시 영유아 및 아동기 스크린 과다 노출의 유해성을 입증했다.
9세에서 12세 아동의 뇌 자기공명영상 데이터를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평소 스크린 사용량이 많았던 아동 집단은 2년 후 뇌의 전두엽 일부 영역에서 피질 두께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측정되었다. 전두엽 피질의 두께 감소는 인간의 주의 집중력 장애 및 작업기억 능력 저하와 직결되는 물리적 변화다.
또한 소아 및 청소년의 매체 사용과 정서 상태를 다룬 종합 리뷰 연구 논문에서도 일관된 경고가 나온다. 관찰 대상 아동이 하루 4시간 이상 과도하게 스크린에 노출될 경우, 인지 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불안 증세와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정서 및 행동 장애를 겪을 위험이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PANIC 코호트의 또 다른 조각들… 체력, 혈관 건강, 그리고 정신건강
이번 2026년 인지 기능 논문 외에도 핀란드 PANIC 연구팀은 지난 수년간 동일한 아동·청소년 코호트 집단을 추적하여 신체 건강과 뇌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각도로 밝혀내는 자매 연구들을 계속해서 발표해 왔다.
청소년기 동맥 건강과 인지 능력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동맥 탄성도와 경화도가 인지 기능 수치와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는 심혈관계의 건강 상태가 뇌로 공급되는 혈류의 질을 결정짓고, 나아가 인지 능력을 지탱하는 중요한 신체적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동기 체력 요소가 청소년기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 역시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초등학교 시절 측정한 심폐 지구력과 근력 등 아동의 체력 수준은 청소년기 인지 점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우울감과 불안 증상을 미연에 예방하는 강력한 예측 인자로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누적된 좌식 시간과 심장 기능의 관계를 다룬 연구에서는 스크린 타임이 가져오는 신체적 위험성을 분명하게 경고했다. 스크린 시청 여부와 상관없이 오랫동안 앉아서 지내는 생활 습관은 심장의 좌심실 질량 변화와 심장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설령 인지 테스트 점수가 높게 나왔을지라도 과도한 좌식 생활이 신체적인 건강에는 명백히 유해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무조건적 억제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입체적 균형’으로
핀란드 PANIC 연구가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에 대한 무조건적인 면죄부가 아니다. 디지털 매체가 이미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히 스크린을 바라보는 절대적인 시간보다 청소년이 무엇을, 어떤 맥락과 의도로 소비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제 스크린 타임을 단순히 유해한 것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신체활동과 스크린 타임 사이에서 능동적 사고를 촉진하는 최적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또한 성별에 따라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신체활동 유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여아에게는 일상적인 가벼운 신체활동을, 남아에게는 지도자가 있는 규율적인 스포츠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가정과 교육 현장은 디지털 기기를 무작정 금지하고 통제하는 1차원적인 억제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영유아기에는 스크린 노출을 엄격히 제한하되 청소년기에는 스스로 매체를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길러주고, 신체활동과 디지털 매체 활용 사이의 입체적인 균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교육적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김한비 기자 itnews@
























![[보고서] 딥씨크 출현과 한국 AI 미래전략](http://itnews.or.kr/wp-content/uploads/2025/02/7-218x150.png)

![[2024 애플 동향] ③ 애플카 ‘프로젝트 타이탄’의 실패 원인](http://itnews.or.kr/wp-content/uploads/2024/03/1-2-218x150.png)
![[2024 애플 동향] ② 애플카 ‘프로젝트 타이탄’ 10년간 의 여정](http://itnews.or.kr/wp-content/uploads/2024/03/4-218x150.png)
![[2024 애플 동향] ① 애플 프로젝트 타이탄’ 종료](http://itnews.or.kr/wp-content/uploads/2024/03/Midjourney-218x150.png)

![[시론] ‘디지털 초파리’의 진실… 과연 뇌를 ‘복붙’했는가](http://itnews.or.kr/wp-content/uploads/2026/09/thread-andregg-uploaded-fly-218x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