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 에디슨(1847~1931)이 창업한 회사, 지난 130여 년간 놀랍도록 시장 변화에 잘 적응하며 꾸준히 성장해온 기업, 항상 혁신과 변화를 선도해온 130년 된 새싹기업. 그동안 GE를 지칭해온 말들이다.
하지만 GE는 화려한 성과를 자랑하던 잭 웰치 퇴임 이후 주가와 시가총액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로부터 실패한 기업으로 인식됐다.
정말 GE는 서서히 몰락해 역사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새 책 ‘GE의 혁신 DNA’(호이테북스 출판)는 그러한 인식에 깊은 의문을 제기하며, GE가 미래의 생존과 먹거리를 위해 새로이 도전하고 있는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 책 저자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GE의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GE가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경쟁의 격화를 들 수 있다. 글로벌 대기업 GE에는 많은 사업부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핵심 사업은 뭐니 뭐니 해도 중장비나 플랜트 등에 들어가는 생산재 제품이나 부품을 만드는 전통적인 제조업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인터넷화’, ‘서비스화’가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 분야에 IT 기업과 서비스 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GE는 그들과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여기서 ‘서비스화’는 제품 공급 활동 대비 서비스 공급 활동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고, ‘인터넷화’는 비즈니스 활동에서 인터넷 매개 활동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도래로 인한 새로운 기술 변화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을 받는 디지털트윈 기술, 산업사물인터넷 기술, 데이터 분석 기술, 적층제조 기술 등은 기존 제조업이 가지고 있던 생산 시스템 변화를 넘어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빠른 생산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 제품에 센서를 장착해 서비스 산업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까지 불러오고 있다.
GE는 이러한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 산업 인터넷을 주도했다. 그 후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여정을 시작했고, 그러한 자신의 발자국을 공개한 세계 최초 기업이 됐다.
이 책은 2011년에 GE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해왔던 약 10여 년의 여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혁신이 기존의 식스 시그마(Six Sigma)를 넘어 패스트웍스(FastWorks)를 중심으로 한 전사적인 프로세스 변화를 통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안내하며, 그에 따른 자금 배분, 조직 변화 및 종업원의 참여를 어떻게 끌어냈는지도 소개한다.
이 책 내용은 인트로(Intro)에서 ‘GE의 임원 연수, 그 변화의 현장을 가다’는 KBS 1TV〈명견만리〉의 제작진인 손현철 PD의 눈으로 GE의 임원 연수 현장을 현재 진행형으로 담았다. 특히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역할극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GE 임원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기업의 연수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1장은 130여 년 동안 줄기차게 경영 혁신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GE의 기업 역사에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알아보고, GE가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게 된 내적 배경을 소개한다.
2장은 산업 전반의 변화로 인한 GE의 도전 방향이 ‘인터넷화’, 그중에서도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확정되는 과정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 인터넷 기업들의 모방을 통해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장은 GE가 사업 모델을 인터넷 비즈니스로 전환하면서 당면한 과제와 해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GE가 새로 일하는 방식으로 채택한 패스트웍스에 대해 다루었다. 패스트웍스의 버전별 발전 과정과 프로토타입을 접목해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른 대응을 꾀하는 GE의 모습을 볼 수 있다.
5장에서는 GE의 수평적 조직화를 다루었다. 평가 체계를 개선하고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오픈 혁신을 통해 협업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재편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 6장에서는 GE의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반면교사할 점을 저자들의 시각에서 제시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 있다. 시대 변화를 읽고, ‘고객에게 깨어 있는 기업’이 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다음의 세 가지를 주장한다. ▲조직에 혁신 DNA를 심는다. ▲시대를 선도할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다. ▲시대와 사업의 특성에 맞게 실행한다.
이 책은 세 명의 저자들이 의기투합해 5년여의 연구를 통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GE라는 중후장대한 제조 기업의 변화를 통해 국내 제조 기업들에 다가올 미래에 대응하려면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할 것을 제시한다. 모쪼록 이 책에서 저자들이 심도 있게 그려낸 GE의 모습을 반면교사 삼아 국내 기업들이 제조 강국의 위상을 되찾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저자들은 오는 9월 1일부터 내년 12월 7일까지 매달 첫째 수요일 저녁 9시부터 10시에는 클럽하우스를 통해 의 저자들이 각 챕터별 핵심 부분에 대한 독자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진다.
민두기 기자 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