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밀리에 위성통신 개발…”스티브 잡스 생전부터 추진”

자체 통신망 구축에 있어 조용하던 애플이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신호가 잡혔다.

애플이 아이폰 및 애플 기기가 서로 직접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는 위성통신 기술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Apple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5년 내 상용화를 목적으로 우주, 위성, 안테나 디자인 경력을 가진 12명의 엔지니어로 구성된 비밀 프로젝트 팀을 운영 중이라고 지난 20일(현지 시각) 전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기존 통신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정확한 위치 추적뿐만 아니라 지도 응용 프로그램과 함께 새로운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애플의 위성통신 프로젝트는 자체 인공위성 개발인지, 아니면 기존 위성을 활용해 단말을 연결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프로젝트 팀은 위성 항공우주 엔지니어인 마이클 트레일라(Michael Trela)와 존 펜윅(John Fenwick)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원래 구글이 2014년 인수한 위성회사 '스카이박스 이미징(SkyBox Imaging)'에서 위성과 우주선 사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애플은 이 두 사람을 2017년 2월에 영입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팀 쿡 CEO가 해당 프로젝트를 다른 사업 중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진행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Facebook

그렇다면 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스페이스X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위성을 활용한 통신서비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기술 기업에 있어 자체 네트워크 확보는 CPND(Contents, Platform, Network, Device)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앞으로 지상의 모든 사물을 하늘과 연결하고 클라루드에 인공지능과 딥 러닝(Deep Learning)을 탑재한 스마트 씨티를 비롯해 스마트 카, 스마트 팜 등을 주도해 나갈 핵심 기술이다.

그간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을 때부터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다. 

2011년 11월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이통사를 이용해 아이폰 서비스를 하려고 했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시 외신들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약 2년간 기존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들이 통신할 수 있도록 궁리한 결과 UMA(Unlicensed Mobile Access, 비허가 무선 접속) 기술을 이용한 자체통신망 구축을 시도했다가 실행하지 못했다. 

또 2015년에는 애플이 미국에서 비밀리에 자체 MVNO(가상이동통신사업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유럽의 이동통신 업체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06년 멀티캐리어(multi-carrier) MVNO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후 2011년에 이를 다시 연장했다.

2015년 당시 준비 중이던 새로운 아이클라우드 보이스메일(iCloud Voicemail) 서비스는 애플이 자체 이동통신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보이스메일은 시리(SiRi)가 메시지를 음성으로 변환 또는 음성을 메시지로 변환해주어 저장된 음성메일을 듣기 위해서 통신망에 접속할 필요가 없이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8월 애플은 전화를 걸 수 없는 외딴 지역 일정한 범위 내에서 아이폰 사용자들끼리 음성통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무선 기술인 'OGRS'라 불리는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새로운 기능은 이미 애플워치에 적용한 워키토키 기능과는 달리, Wi-Fi나 셀룰러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폰에 내장된 모뎀칩을 통해 900MHz 이상의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다. 이 주파수 대역은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술로 인텔과 협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루벤 카발레로(Roben Caballero)가 올 초 애플을 떠났고, 무엇보다도 애플이 2020년부터 아이폰에 퀄컴 모뎀을 사용하기로 한 정책도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이 지난 7월 인텔의 모뎀 사업부를 인수해 모뎀칩 무선 기술 관련 특허 1만 7000개 이상을 확보하게 된 만큼 자체 설계 모뎀이 적용될 차기 아이폰에서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하나의 변수는 애플의 5세대 이동통신(5G)의 대응이다. 지난 11월 2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텍사스주 애플 공장을 방문해 미국의 5G 구축 참여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애플)은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2019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약 160억 달러(한화 약 18조 6,000억 원)로 대폭 확대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금액이다.

앞으로 만약에 애플이 네트워크를 확보 한다면 CPND 전략으로 볼 때 애플 생태계가 지금보다 강력하게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 시각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1조 2,630억 달러(한화 약 1,470조 1,320억 원)로 코스피 전체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