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인간배아 유전자 편집 과학자 실종…“쌍둥이 소재도 몰라”

지난해 11월 중국 과학자인 허 젠쿠이(He Jiankui)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위 CRISPR/Cas9를 사용해 유전자 편집 쌍둥이 여아를 탄생시키자 과학자의 윤리와 관련해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비판에 중국 정부는 허 젠쿠이를 수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허 젠쿠이가 10개월 넘게 행방이 묘연하고, 세계 첫 맞춤형 아기인 쌍둥이도 소재를 알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1월 28일 홍콩에서 열린 인간 게놈 편집에 관한 2차 국제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허 젠쿠이. [wikipedia: VOA – Iris Tong]

2018년 11월 25일,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SUSTech) 생물학자 허 젠쿠이(He Jiankui)는 유튜브를 통해 “유전자 편집 기술 CRISPR/Cas9로 HIV 내성을 가진 쌍둥이 여아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그 후 허 젠쿠이는 같은 달 28일 홍콩에서 열린 인간 게놈 편집에 관한 2차 국제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국제회의 발표 직후 전 세계 과학자들은 허 젠쿠이가 이끄는 연구팀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허 젠쿠이의 유전자 편집 실험을 검증해야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 후 허 젠쿠이는 “유전자 편집 실험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허 젠쿠이에게 연구 중단 명령을 내리고 조사 결과 실제로 유전자 편집 쌍둥이 존재를 확인했다. 

2019년 1월에는 허 젠쿠이가 남방과기대에서 해고됐으며, 중국 경찰에 의해 가택 연금 또는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방과기대는 해고 사실을 부인했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alert)에 따르면, 허 젠쿠이는 2019년 1월 아파트 발코니에서 목격된 이후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한 공개한다고 밝힌 실험 데이터도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으며, 쌍둥이의 건강 상태와 행방도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쌍둥이의 존재를 확인한 후 허 젠쿠이의 연구실에 남아 있던 편집된 배아와 실험기록을 모두 압수했다. 또 2019년 여름에는 두 번째 임신으로 유전자 편집된 셋째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자 가위 CRISPR/Cas9 선구자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제니퍼 다우나(Jennifer Doudna) 교수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사이언지를 통해 “이미 러시아 과학자가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 실험을 제안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세계 보건기구 (WHO)가 모든 국가의 규제 기관에 그러한 실험을 허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다우나 교수는 “배아와 난자 또는 정자의 DNA를 뒤적이고 싶은 유혹은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