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오염 주범은 플라스틱 아닌 ‘담배 필터’

- 담배꽁초, 세계 해양에서 인위적인 오염 물질 1위...셀룰로스 아세테이트 자연계 분해 10년 이상

▲출처: Ocean Conservancy

현대인의 편리한 생활을 돕는 플라스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제품은 점점 더 많이 그리고 더 빠르게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버려진 플라스틱은 썩지 않고 강이나 바다 속에서 미세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되어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해산물과 바다거북, 심지어 바닷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양 생물의 체내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해양 생물에 독성을 유발하고, 이를 소비하는 또 다른 해양 생물 그리고 사람에게까지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대만에서는 일회용 빨대와 비닐봉지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2020년까지 플라스틱 빨대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 폐기물의 0.02%밖에 차지하지 않고, 담배가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해양에서 인위적인 오염 물질 1위로 담배꽁초가 꼽혔다.

환경보호 단체 CBPP(Cigarette Butt Pollution Project)’의 발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담배의 총수는 5조 6000억 개비로 그중에서 2/3 가량인 약 3조 7000억 개비가 무책임하게 버려지고 있다. 그런데 담배가 몸에 미치는 영향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만든 필터에 셀룰로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라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어 이를 자연계에서 분해하려면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셀룰로스 아세테이트 필터는 1990년대 중반에 발명됐다. 

셀룰로스 아세테이트(CA, Cellulose Acetate)는 셀룰로스 분자 속의 하이드록시기를 아세틸화한 아세트산 에스터. 섬유소에 아세트산 무수물, 진한 황산을 섞어서 만든다. 방사하여 아세테이트 섬유를 만들거나 불연성 필름, 플라스틱, 전기 절연체 따위를 만드는 데에 쓰인다.

▲출처: Ocean Conservancy

CBPP를 설립한 샌디에고 주립대학 공중 보건학과 교수인 토마스 노보트니(Thomas Novotny)는 “필터가 건강에 이로운 것이 전혀 없다. 필터는 단순히 마케팅 도구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감 때문에 흡연하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또한 “담배 필터야말로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이어서 하루라도 빨리 담배 필터에 대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86년부터 매년 세계 최대 규모의 해변 청소 활동을 하는 환경보호 단체 ‘OC(Ocean Conservancy)’에 따르면, 담배꽁초는 32년 연속 세계 해변에서 가장 많이 모은 쓰레기다. 해변에서 수집된 쓰레기 전체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32년간 수거한 총수는 약 6000만 개에 이른다. 담배 필터는 자연계에서 분해되기 힘든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어 일회용 빨대보다 해양 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담배꽁초는 하수구나 하천 등에 버려진 경우가 많아 바다까지 흘러 필터 부분이 마이크로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바다 생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서양에 서식하는 약 3/4 물고기 내장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또한 버려진 담배꽁초는 플라스틱 외에도 합성 섬유와 수백 가지의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토양 및 하천, 바다 등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담배 회사는 처음에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방법으로 20세기 중반에 필터 사용을 조사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예상 밖에 “필터를 사용한 담배의 발암 물질을 적절하게 걸러내지 못한다”고 나왔다. 

스탠퍼드 대학 과학 기술 역사학자인 브래드포드 해리스(Bradford Harris)의 연구에 따르면 “필터는 흡연자를 모집하도록 설계된 마케팅 도구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담배 제조회사인 R.J.레이놀즈(R.J. Reynolds) 등이 담배꽁초 무단 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휴대용 재떨이를 배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캠페인은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왜 흡연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지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흡연자가 담배 필터가 생분해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담배 제조업체가 필터를 생분해성 재료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샌디에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생 업체인 그린부츠(Greenbutts)는 흙이나 물에서 빠르게 분해될 수 있는 유기물 필터 개발에 성공했다. 그린부츠가 개발한 유기물 필터는 마닐라 삼, 유칼립투스 나무 추출물로 만든 텐셀(TENCEL), 목재 펄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천연 전분으로 결합되어 있어 자연계에서 잘 분해된다. 

그린부츠 공동 설립자인 타다스 리사우스카스(Tadas Lisauskas)는 “제품이 이미 시장에 출시될 준비가 되어 있어 대량생산하면 저렴한 가격에 제공될 수 있다”며, “그러나 본격적으로 유기물 필터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T뉴스 / 이새잎 기자  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