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불임 원인 찾아…정자 머리-꼬리 잇는 단백질 발견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정자의 형성과정에 대해 분자수준의 핵심원리가 보고됐다. 

조정희 교수와 김지혜 대학원생(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정자의 형성과정에서 머리와 꼬리를 이어주고 안정화시키는 정자 특이단백질을 규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엠보 리포트(EMBO Reports) 7월 19일 논문으로 게재됐다. 

▲ 정자발생세포 및 정자에서 SPATC1L 단백질의 위치 및 역할. SPATC1L 단백질은 정자발생세포 시기부터 존재하며, 마침내 정자로 분화되었을 때는 정자의 머리-꼬리 연결부위에 존재한다. 이곳에서 단백질인산화효소(PKA)와 결합해서 이 효소의 기능을 증가시킨다. 이로써 CAPZB 단백질이 인산화되어 세포 내 골격구조 역할을 하는 액틴을 안정화하고 머리-꼬리 연결을 유지하게 한다. SPATC1L: 본 연구에서 발견한 정자 특이단백질. Connecting piece: 정자 머리-꼬리 연결부. PKA: 단백질 인산화효소. F-actin: 세포골격을 이루는 액틴 단백질.

정자는 꼬리의 움직임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정자 꼬리의 형성을 비롯해 오로지 생식세포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발생과정에는 정자 특이단백질이 관여한다. 정자 특이단백질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단계이지만 남성 생식 현상, 정자 기능 및 수정 능력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정자 특이단백질인 SPATC1L(에스피에이티시원엘)이 정자의 형성에 미치는 역할을 보고했다. 이 단백질은 생쥐 정자의 머리와 꼬리를 잇는 연결 부위에 존재하며, 다른 단백질을 조절해 연결 부위의 골격구조를 유지한다. 이들이 결여된 생쥐는 모든 정자의 머리와 꼬리가 분리돼 완벽히 수정 능력을 잃고 불임이 된다.

이 연구의 큰 의미는 정자의 머리와 꼬리를 이어주며 안정화시키는 SPATC1L이라는 신규 정자 특이단백질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점이다. 생식학 및 임상분야에서의 학문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불임 진단 마커로서 활용될 수 있다.

정자 특이단백질은 피임제 개발에 있어서도 유용하다. 이는 타 조직이나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는 피임제 개발에 있어서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SPATC1L의 경우에는 이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저분자화합물(small molecule)의 개발이 기대된다. 

특히 이 단백질이 기능을 나타내는 기전에 있어서 이미 알려져 있는 단백질인산화효소 A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즉, 특이단백질과 일반단백질의 상호작용이 있음을 새롭게 발견했으므로 이를 이용한 불임유도 저분자화합물 개발의 단초를 제공했다.

조정희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정자의 목 부분에만 존재하는 특이단백질이 정자의 형성과정에서 머리와 꼬리를 이어주는 원리를 밝혔다”며, ”남성 불임의 원인을 이해하고 진단하는 데 일조할 것이며, 피임제 개발에도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IT뉴스 /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