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상] AI, 인간은 더욱 인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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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인간의 지능을 훌쩍 뛰어넘기 시작했다. 바둑의 신으로 불렸던 이세돌 9단을 완파한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리(AlphaGo Lee)'를 새롭게 업데이트된 인공지능 ‘알파고 제로(AlphaGo Zero)’에 100전 100패를 당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알파고 제로에는 이전 알파고와 달리 인간의 기보(碁譜)를 전혀 학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간들이 두었던 명국(名局)이 인공지능에는 오히려 방해밖에 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인공지능이 이렇게 무섭게 발전하면서 사람들 사이에는 환호나 기대보다 오히려 우려와 공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우려에서부터 SF영화에서 본 것처럼 인간이 컴퓨터에 지배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의 목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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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구글 딥마인드

실제 18세기에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도시빈민으로 전락해 처참한 생활을 했던 과거의 예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공포 중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희망과 기대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수렵시대에서 농업시대로 넘어오면서 그릇과 주택이 만들어져 더욱 안락한 생활이 가능해졌고,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발달하면서 문화와 예술이 귀족들만의 몫이 아닌 대중들의 것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즉, 인류는 환경의 변화에 일시적으로 당황하고 혼란을 겪지만 언제나 곧 환경을 극복하고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갔다는 주장이다. 

몸으로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해주자 인간은 머리로 하는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이제 머리로 하던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해주면 인간은 마음으로 하는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제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고 기쁨을 만드는 일에 더욱 노력할 것이고 또, 미움을 버리고 분노를 다스리고 이기심을 버려서 더욱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서로를 죽이는 무기개발에 몰두했던 시간과 열정을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데에서 돌려, 인간이 초래할지 모를 핵전쟁과 오염으로 인한 대멸종을 막아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미래학자가 이런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욕심과 이기심을 버려야 하는 전제 조건이 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보다 어렵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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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80년대 만들어졌던 다큐멘터리 칼 세이건(Carl Sagan)의 코스모스(Cosmos: A Spacetime Odyssey)를 30년 만에 다시 제작한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은 과학의 발달과 정신적 발달이 함께 해야 하는데 다행히 인류는 그렇게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스모스 2의 끝에서 "공룡은 2억년을 살았지만 인간이 문명을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5000년밖에 안 됐다. 우리는 그동안 물질적으로는 자연을 많이 극복했지만, 아직도 정신적으로는 이기주의와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시 5000년 또 5만 년 후 우리 후손들은 함께 나누어야 더 행복하다는 너무나 쉽고 간단한 법칙에 익숙해질 것이다. 다행인 건 무척 더디지만 지금 우리는 그 방향으로 또 한 걸음을 내밀고 있다"고 희망적인 미래를 제시했다.

조국의 통일된 독립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구 선생님의 가르침도 떠오른다.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 옆의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내 옆의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우려와 공포로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도 많지만, 욕심을 버리고 사랑을 키워나간다면 우려와 공포는 희망과 기대가 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해 낸다면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은 오늘 우리가 어렵게 내밀었던 한 발자국에 고마워할 것이라고 믿는다.

[문성희 기자  ebiz1@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