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즘 ‘차등 사생활(differential privacy)’ 기술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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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애플이 드디어 ‘차등 사생활(differential privacy)’ 기술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애플이 프라이버시(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고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spot patterns on how multiple users are using their devices)을 파악하는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선임 부사장이 최근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6)에서 '차등 사생활(differential privacy)'로 불리는 기술을 올 가을로 예정된 'iOS 10' 업데이트 버전에 포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차등 사생활’ 기술은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흐리게 근사치의 결과만을 나오게 만드는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으나, 통찰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즉, 근사치로만 숫자를 제시해서 개인 신분이 밝혀지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빅 데이터의 사생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이 혁신적인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원 신시아 더크(Cynthia Dwork)가 논문을 통해 ‘동의에 의한 사생활 보호’에서 ‘책임에 의한 사생활 보호’로의 규제 변화를 주장하면서 사생활 보호를 도와줄 혁신적 기술 개념을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아직 ‘차등 사생활’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기술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조만간 이 기술을 제한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애플이 장기적으로는 이용자 데이터를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해 구글 등 경쟁자들을 따라잡는데 이 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분석으로는 애플이 이용자 데이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정책이 발목을 잡아 새로운 서비스 개발과 개선을 저해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애플이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고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기술을 도입한다고 발표한데는 그간 행보를 살펴보면 그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지금까지 애플이 플랫폼을 비롯해 서비스를 공개할 때 연구개발의 완성도가 끝날 즈음에 공개했다. 한마디로 개발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공개했다는 것이다.

먼저 애플은 2015년 ‘머신러닝’ ‘딥러닝’과 관련된 인공지능 연구진을 80여명 이상 대거 영입해 시리의 성능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연구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연구이기에 이들이 대거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애플은 최근 ‘차등 사생활’ 기술에 관련된 업체들도 잇달아 인수한 바 있다. 이에 가장 가까운 기업으로 2015년 10월 영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퍼셉티오(Perceptio)’를 인수했다. 이 업체는 스마트폰에서 아주 적은 데이터를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한 이미지 인식 프로그램 기술 업체이다. 

2015년 1월, 얼굴표정 인식해 감정을 최대 10만 가지 표정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과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는 ‘이모션트(Emotient)’를 인수하고, 10월에는 자연언어처리 음성인식에 관련 기술업체 ‘보컬IQ’도 인수했다. 

이 업체들 모두 ‘사생활 보호’에 방점 둔 애플의 정책에 코드가 맞춰져 있다. 개인의 얼굴 이미지를 저장하지 않고도 표정을 인식할 수 있는 이모션트 기술과, 역시 스마트폰에서 아주 적은 데이터를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한 이미지 인식 프로그램 기술 업체인 ‘퍼셉티오(Perceptio)’가 그렇다.

이처럼 다른 딥러닝 기술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분석을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으나 인수한 업체들의 인공지능 기술 모두 적은 데이터로만 패턴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소장 겸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 전문위원은 IT News를 통해 “애플은 고객의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애플 머신러닝은 스트리밍 방식의 리얼타임으로 지역별, 데모그래픽(demographic)별로 제공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고객을 인구학적으로 세분화시켜 국가・지역・나이・성별・직업・수입・정서・교육수준 등의 세그먼트별로 그것도 리얼타임으로 분석해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다시 말해 구글이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이 고객의 이름을 중심으로 개인 패턴을 분석하는 것과는 달리, 이름을 가리고 지리적, 연령대, 소비패턴 등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차등 사생활’ 기술이 적용된 인공지능이 성공한다면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 10’에 업그레이드된 시리(Siri)를 통해 집안 내 가전기기들의 제어가 가능한 홈킷(HomeKit), 사용자의 자동차가 주차된 위치까지 찾아주는 애플 지도, 주변에 있는 우버 및 리프트 사용료 지불까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상대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 음성 메시지를 텍스트로 바꾸어 사용자에게 보내주는 보이스메일(Voicemail)’ 등에 적용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차세대 맥북 운영체제 ‘MacOS Sierra’, 스마트워치의 운영체제 ‘WatchOS3’, 애플 TV의 운영체제 ‘tvOS’도 예외는 아니다.

애플이 ‘WWDC 2016’을 통해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타사의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개방성’까지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차등 사생활’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인공지능으로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를 뛰어 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이미 마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현재 팀쿡이 지휘하는 애플이 고 스티브 잡스의 경영 철학이 퇴색 되거나 변질된 것이라는 비평도 나오지만 매번 새로운 방식과 변화에 능동적으로 도전하는 애플의 모습에서 아직도 건재하게 살아있는 그의 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