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리셋하는 ‘도파민 금식’ 효과 있을까?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운동, 쾌락, 의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지 않도록 해 뇌를 리셋시키는 ‘도파민 금식(Dopamine fasting)’이 유행이다. 하지만 신경과학 관점에서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버크셔 소재 독서대학(University of Reading)의 신경과학자인 시아라 맥케이브(Ciara McCabe) 교수가 신경과학 관점으로 비영리 학술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을 통해 도파민 금식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출처: Pixabay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로 운동 제어, 기억, 각성 및 보상처리 기능과 관련된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예를 들어, 도파민이 적게 분비되면 근육경직 때문에 언어, 보행이 자유롭지 못한 파킨슨병과 같은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치료약인 엘도파(L-DOPA)의 경우 혈액 뇌 장벽을 통과해 도파민으로 전환되어 증상을 완화한다.

도파민은 또한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음식이나 섹스, 약물과 같은 주요 보상에 의해 활성화된다. 중요한 것은 뇌의 보상 시스템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재적인 보상과 관련된 환경 신호는 실제 보상이 없는 경우에도 도파민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매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뇌의 도파민이 활성화될 수 있다.

도파민 금식은 UC샌프란시스코 의대 심리학자인 카메론 세파가 제창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받는 자극이 과다해 도파민에 대한 감수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식사와 섹스, 소셜 미디어 사용을 일절 중지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보상이 되는 자극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뇌를 리셋해 집중력과 감정조절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 도파민 금식은 기술 기업이 많은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와 경영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도 도파민 금식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맥케이브 교수는 “도파민 금식이라는 아이디어는 도파민이 유해한 습관성 행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도파민 금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도파민을 줄임으로써 유해한 행동에 대한 욕구와 갈망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 뇌의 도파민 양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소셜 미디어와 같은 특정 보상을 금지하면 도파민 분비량을 줄일 수는 없다. 하지만 도파민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갈망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이 신호들이며 우리가 보상을 얻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에 참여하려는 욕구가 있다. 따라서 단순히 식사와 섹스, 소셜 미디어 사용 등 보상을 제거하는 도파민 금식은 뇌가 갈망하게 만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약물을 자신으로부터 멀리하려는 행동을 해도 약물에 대한 보상 체계가 뇌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사소한 계기로 인해 욕망이 되살아나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파민 금식이 “뇌를 리셋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킨다”라는 것은 실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기준선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을뿐더러 신경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고 지적했다.

맥케이브 교수는 “소셜 미디어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거나 과식하는 등 유해한 행동을 줄이고 싶은 경우 먼저 욕망을 일으키는 환경요인을 없애거나 줄여야 한다”며, “예를 들어, 저녁에 휴대폰 통화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경우 벨 소리를 꺼야 한다. 그러면 도파민은 활성화되지 않음으로 전화를 받으라는 충동을 알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중 대부분 저녁 시간에 직장 동료와 술집을 너무 많이 가는 경우 영화관 같은 곳으로 가라는 얘기다. 단순히 행동을 참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환경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