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노벨생리의학상, 27년 전엔 네이처가 논문 게재 거부

▲피터 랫클리프(Peter Ratcliffe)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 출처: University of Oxford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연구가 27년 전엔 유명한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게재를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인간의 세포가 변화하는 산소 가용성을 어떻게 감지하고 적응하는가'에 대한 연구 공로자인 윌리엄 케일린(William Kaelin Jr.) 하버드대 교수, 그레그 서멘자(Gregg Semenza)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 피터 랫클리프(Peter Ratcliffe)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Carolinska Institute)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들의 중대한 발견은 생명의 가장 필수적인 적응 프로세스의 메커니즘 중 하나를 밝혀낸 것"이라며 "이들은 산소 수준이 어떻게 세포 신진대사와 생리조절 활성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들의 발견은 빈혈, 암 등 많은 질병과 싸우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울 길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출처: https://www.nobelprize.org
2019 노벨생리의학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저산소증(hypoxia)이 나타나면 저산소증 유발인자(HIF-1α)는 분해로부터 보호돼 핵에 축적된다. 또 ARNT와 결합해 저산소증-조절 유전자의 특정 DNA 서열(HRE)에 결합된다.
 
정상적인 산소 수준에서 HIF-1α는 단백질분해효소복합체인 프로테아좀에 의해 빠르게 분해된다. 이후 산소는 HIF-1α에 수산기(OH)를 첨가해 분해 과정을 조절한다. 그런 다음 VHL 단백질은 HIF-1α를 가진 복합체를 인식하고 형성해 산소-의존적 방식으로 분해를 이끈다.
 
▲출처: 트위터 Cliff Pickover@pickover
 
그런데 이 논문은 27년 전에 네이처가 게재를 거부한 바 있다. 피터 랫클리프 교수가 당시 네이처로 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1992년 8월 5일 당시 네이처 편집인 로리 하울렛(Rory Howlett)은 논문을 제출한 피터 랫클리프에게 편지를 통해 "2명의 논문 심사자의 의견을 받아 논문을 게재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고 알려왔다.
 
또한 편지에는 "심사자 1명의 의견의 맞지 않아 유감이지만, 우리는 당신의 논문은 더 전문적인 잡지에 게재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지었다"고 쓰여 있었다.
 
당시 논문 심사자들은 피터 랫클리프가 제안한 '저산소증에 대한 유전 메커니즘의 반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즉 연구의 방향성을 그들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게재가 거부된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학의 새로운 발견이 우리가 명백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모든 이론은 매번 깨져왔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의 논문이 거부된 경우가 처음은 아니다. 힉스 입자 이론에 대한 논문을 제출한 피터 힉스도 1964년 물리학회지에 논문이 거부됐다. 하지만, 그는 2013년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또 197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로절린 얠로(Rosalyn Yallow)의 연구도 임상조사 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의해 논문 게재가 거부됐다. 현재 체내 항체 농도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일반적인 기술인 '방사성 면역 측정법' 대한 그의 연구를 저널 심사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거부한 것이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