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직 3D 게놈지도 해독…”2만7천개 질병 찾는다”

-27개 인체 조직에서 복합 질환 관련 유전 변이 기능 예측에 성공해

국내 과학자들이 연구팀이 인체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와 미국 루드윅 암 연구소(Ludwig Institute of Cancer Research) 빙 렌 (Bing Ren)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인체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3차원 게놈 구조는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게놈 지역이 공간상에 인접할 수 있는 현상이다. 그 동안 많은 연구들은 1차원적인 게놈 서열 정보만을 토대로 인간 게놈 해독과 질환과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게놈의 98%를 차지하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다수의 중요한 유전정보를 해독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이러한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유전 정보는 3차원 게놈 구조 규명을 통해 해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게놈 3차구조: 게놈이 핵이라는 3차원 공간안에 존재하기 위해 복잡한 3차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게놈 지역이 공간상에서 상호작용 하는 현상. 

비전사 지역: 게놈은 유전자를 발현하는 전사 지역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인 비전사 지역으로 이루어진다. 인간 게놈의 대부분은 (~98%) 비전사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팀은 인체의 27개 부위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분석해 치매, 심혈관계 질환 등을 포함한 2만 7천여 개 이상의 복합 질환 관련 유전 변이 기능을 예측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9월 10일 자 온라인판에 논문명 ’A compendium of promoter-centered long-range chromatin interactions in the human genome(인간 게놈에서 프로모터 중심의 장거리 크로마틴 상호작용의 개요)‘으로 게재됐다. 

 

▲3차원 게놈 구조 모식도 (modified from Stefano et al., 2016). [KAIST 제공]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복합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면서 실제 다수의 질환과 관련한 중요 유전변이가 발견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유전변이는 DNA가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1차원적 DNA 서열 분석에 기반한 유전체 연구로는 모든 기능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유전변이도 3차원 게놈 구조에 의해 형성되는 염색질 고리 구조(chromatin loop)를 통해 멀리 떨어진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몇 가지 세포주를 대상으로만 국한돼 있고, 질환과 직접 연관이 있는 각 인체 조직을 표적으로 한 게놈 3차 구조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체 내의 27개 조직을 대상으로 이들 게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전사촉진 부위만 선택적으로 분석하는 ‘표적 염색질 3차 구조 포착법(promoter-capture Hi-C)’이라 불리는 신규 실험 기법을 활용해 고해상도의 3차원 게놈 참조 지도를 작성했다.

그 결과 인간 게놈에 존재하는 약 90만 개의 게놈 3차원 염색질 고리 구조를 발굴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각 인체 조직 특이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3차원 게놈 구조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2만 7천여 개 이상의 질환 연관 유전 변이의 표적 유전자를 정의해 이들 변이의 기능을 예측했다. 나아가 각 질환의 표적 유전자 유사도에 기반해 질환과 질환 사이의 신규 관계를 규명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질환에 공통으로 관여하는 신규 분자 기전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복합 질환 기전 규명을 위해 비전사 게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존재하는 다수의 중요 유전변이를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규명 가능함을 보였다”라며 “이번 결과는 퇴행성 뇌 질환을 포함 다양한 복합 질환의 신규 기전 규명 및 표적 발굴에 활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서경배 과학재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