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빼앗긴 여성 과학자, 44년 뒤 300만 달러 과학상 수상

- 펄사 처음 발견한 버넬 교수, ‘실리콘밸리 노벨상’ 받고 상금전액 기부

▲출처: NASA, Image Credit: SA/JPL-Caltech

노벨상의 업적을 윗사람에게 빼앗긴 과학자가 44년 후 공로를 인정받아 상금 300만 달러의 과학상을 수상한다. 

1967년 조슬린 벨 버넬 (Jocelyn Bell Burnell)은 캠브리지 대학원생 시절 그의 지도교수인 안토니 휴이시(Antony Hewish)와 함께 전파 망원경을 만들어 퀘이사(quasars)라고 불리는 먼 은하계 관한 논문을 연구하던 중 버넬이 펄사(Pulsar, 맥동전파원)를 처음 발견했다. 휴이시 교수와 버넬은 계속 관측하여 펄서의 발견을 확신하고 휴이시와 바넬 등 5명의 연구자의 공동 논문이 제출됐다.

하지만 1974년 노벨물리학상은 버넬의 지도교수인 휴이시였다. 휴이시는 바넬과 함께 전파 망원경을 구축했지만, 펄서를 발견한 것은 바넬이었기 때문에 바넬이 공동 수상자가 되지 않았던 것은 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휴이시의 동료였던 프레드 호일(Fred Hoyle) 케임브리지 대학교 천문학 연구소(Institute of Astronomy, Cambridge) 초대 연구소장은 이를 크게 비난했다.

▲IYA 2009 파리에 참가한 벨 버넬 [출처: 체코 과학 아카데미]
현재 옥스포드 대학 객원 교수로 재직 중인 버넬은 44여년이 지나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11월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과학상을 상금 300만 달러와 함께 받을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은 2012년 물리학자 출신 러시아 벤처사업가 유리 밀너의 제안으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유전자 검사업체 '23앤드미' 공동창립자 앤 워지츠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등이 거금을 기부하면서 브레이크스루 재단이 만들어졌다. 이후 재단은 2013년부터 기초물리학상, 생명과학상, 수학상을 차례로 제정한 뒤 수상자를 선정하고 수상자에게는 노벨상의 3배가 넘는 상금 300만 달러가 수여된다. 심사위원회는 이전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들로 구성된다.

바넬은 BBC와 인터뷰에서 “나를 위한 돈이 필요하지 않다. 과학계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편견’에 반대하기 위해 이 상금을 사용하고 싶다”며, “구체적으로는 과학에 관심을 여성과 소수 민족을 위한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넬의 이러한 생각은 물리학계에 북아일랜드 출신의 여성이라는 소수자의 위치를 절감한데서 나온 것이다.

바넬은 “당시 펄서의 발견은 내가 소수의 박사 학위 학생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대하기 때문에 일어났다”며,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것은 아주 잘됐다고 생각한다.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대신 다른 상을 많이 받았다, 주위 사람들이 거의 매년 파티를 열어주어 훨씬 즐거웠다”고 말했다.


펄사(Pulsar)는 짧고 규칙적인 신호를 보내는 전파 천체로, 강한 자기장을 갖고 고속으로 자전하는 중성자별에서 전파, 빛, X선의 빔이 지구를 향해 0.033∼3초의 값을 가진 일정주기로 펄사가 되어 관측된다. 펄사는 자전하는 중성자별로, 질량은 태양과 같지만 지름은 약 10km로 매우 작다. 중성자별이 초고속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펄스파를 방출한다. 전파의 빔은 자전할 때마다 관측자의 시선에서 빠르게 지나간다. 가끔 펄스파의 순간적인 변화도 관측되지만 일반적으로는 매우 규칙적으로 관측된다. 그리고, 펄스파는 회전에너지를 상실하면서 자전속도가 줄기 때문에 그 주기도 점점 커지게 된다. 일부 X선 펄사는 쌍성계인데 회전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특별히 밀리초 펄사로 부른다. 

이후 1982년 미국에서는 자전 주기가 밀리초 단위인(0.001~0.01초), '밀리초 펄사'를 발견했다. 현재 자전주기가 0.1~10초인 일반 펄사는 1500여 개가 발견됐으며, 밀리초 펄사는 110개 발견됐다. 1993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조지프 테일러 박사와 러셀 헐스 박사가 새로운 유형인 '쌍성 펄사'를 발견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펄사를 이용해 우주 공간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기술을 연구 중이다. 펄사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무선 안테나를 이용해 150km이내의 정확도로 위치를 측정할 수 있다.


IT뉴스 /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