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기, 인생 2막 시작한 중년들

20년차 베테랑 용접기사, 로봇 프로그래머로 변신

2030년까지 전 세계 근로자 8억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 속에서 40대 중반에 로봇 프로그래머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사례가 있다.
 
글로벌 제조 대기업 GE(General Electric)의 20년차 용접기사 스티븐 홀트(Steven Holt) 씨는 용접 로봇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혀 로봇 프로그래머로 변신했다. 

▲ 산업용 로봇 프로그래머로 변신한 용접기사 (사진: GE제조솔루션)

아이스맨, 바이퍼, 구즈, 헐리우드. 영화 탑건(Top Gun)에 등장하는 파일럿들의 별명이다. 동시에 4대의 용접 로봇을 부르는 이름이다. 4명의 로봇 용접 프로그래머들은 모두 용접기사였다.

홀트 씨는 프로그래밍으로 분야를 바꾸기 전까지 20년 동안 용접을 해온 용접 전문가였다. 그는 41세가 되었을 때 앞으로 용접작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불안했다. 그는 GE제조솔루션(GE Manufacturing Solutions)의 기관차 제조 공장에서 기관차를 올려놓는 플랫폼을 만든다. 이 플랫폼은 길이가 23미터에 무게만 54톤이다. 플랫폼에서 용접할 때면 몸을 구부리거나 뒤틀어 체력적으로 매우 고되다.

공장 측에서 홀트 씨와 동료 용접기사들을 대상으로 용접 로봇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안했을 때 그는 망설임 없이 서명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용접 관련 업무를 계속하면서 60세가 되어도 건강하게 움직일 방법을 생각해 보니, 이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20년이나 용접을 해왔고, 여기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홀트 씨와 3명의 동료는 로봇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코딩 특강을 들었다. 그리고 곧 그들이 새로 맡게 될 직무가 얼마나 획기적인지 깨달았다. 용접 로봇 프로그래밍 분야에도 경쟁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전에는 더 빠르고 깔끔하게 용접하는 것이 경쟁 요소였다면, 지금은 로봇을 훈련 시켜 손으로 작업했던 용접 수준보다 월등한 결과물을 내도록 과거의 자신과 경쟁해야 했다.

그들은 서로 도왔다. 초반에는 용접기사들이 각자 성향에 따라 로봇을 교육했으나 곧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도우면서 복잡한 플랫폼 용접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 공장은 북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기관차를 생산하고 있다. 용접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직원들이 거대한 변화와 함께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산업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 새로운 일자리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 포트워스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스티븐 홀트 씨 (사진: GE제조솔루션)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싱크탱크인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MGI)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생겨나는 일자리(Jobs lost, jobs gained)’ 보고서에서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최대 8억 명이 다른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몸을 움직여 일하는 직업이 자동화로 없어질 대표적 일자리다. 

반면 세계 최대 직장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는 미래에도 증가하는 일자리 5가지를 꼽았다. △인공지능(AI) 엔지니어 △무인 운행(자율주행자동차, 무인항공기) 시뮬레이션 전문가, △드론 테스터(오퍼레이터) △가상현실(VR) 개발자, △3D 프린터 기술자다. 

미래에 일자리가 늘어나는 직무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무인항공기, 드론, 가상현실, 3D프린터 등 기술 분야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다루는 새로운 일자리는 청년들의 전유물로 여길지 모른다. 중장년도 전문기술을 익힌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미래 사회는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라고 걱정한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걱정으로 불안해 할 시간에 시대적 흐름을 읽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으로부터 생겨난 기회를 이용한다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IT뉴스 / 이새잎 기자 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