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스마트폰을 대체하려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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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피처폰(Feature Phone, 일반 휴대전화)을 한 방에 누르고 혜성처럼 등장한 스마트폰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스마트폰 시작을 알린 애플의 아이폰이 2017년 9월에 인공지능(AI) 칩이 탑재된 아이폰8과 아이폰X(10을 출시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했다. 

그런데 10년 동안 전 세계를 지배한 스마트폰을 대체하려는 기술의 움직임이 실리콘밸리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그 기술의 중심에 증강현실(AR)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미 수년 전부터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관련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애플 CEO 팀 쿡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AR이 자사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 후 2017년 6월 5일,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애플 개발자 회의(WWDC 2017)’를 통해 팀 쿡은 작심한 듯 ‘AR 개발자 툴(AR Kit)’을 공개했다.

애플 ‘AR 개발자 툴(AR Kit)’은 모든 iOS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카메라 모션센서로 거리 깊이를 재고 테이블의 x축 y축 각도를 카메라가 파악해 가상아이템을 만들어 물체를 정확하게 테이블에 얹어놓을 수 있다. 그다음에는 카메라를 빙빙 돌려도 그 물체가 실제 찍히는 물건처럼 각도를 스스로 맞춰준다. 심지어 다른 물체를 계속 추가해서 놓을 수 있고, 그 옆에 있는 가상 물체를 환경요소로 인식한다. 이를테면 본인이 직접 설계한 3D 모델을 집 구조 인테리어에 맞는지 가상으로 먼저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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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증강현실 킷(Apple ARKit)_사진출처: Techook
애플의 AR Kit은 향후 포켓몬과 같은 AR 게임을 비롯해 쇼핑, 교육 컨텐츠, 산업 디자인 등에서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적용된 모션인식 센서로 기존 제품에서도 AR Kit 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누구나 AR Kit를 활용해 AR 컨텐츠를 구축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의 AR에 대한 투자는 2013년 이스라엘 기업 프라임센스(PrimeSense)를 3억4천5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부터다. 프라임센스는 3D 센싱(Sensing) 기업이며 3D 환경, 즉 3차원 AR과 가상현실(3D AR/VR)을 구축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으로, 3D 동작을 감지하는 칩(Chip)이 주특기인 회사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동작인식 기술인 키넥트(Kinect)와 유사하다. 

최근 애플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대목은 독일 렌즈 제조사 칼 자이스(Carl Zeiss AG)와 공동으로 AR(AR) 스마트글라스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글의 스마트글라스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달리 애플은 아이폰과 무선 연동을 통해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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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Enterprise Edition)_사진출처: 구글 X
구글도 최근 안드로이드용 AR 개발자툴 AR Core를 발표하며 애플에 맞불을 놨다. AR Core는 안드로이드 7.0 누가 이상이 설치된 구글 픽셀과 삼성 갤럭시S8 등에서 작동한다. 구글은 연말까지 약 1억 대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AR을 지원할 계획으로, 2018년 이후에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구글의 AR 기술은 2014년 ‘프로젝트 탱고(Project Tango)’ 공개 이후부터다. 구글 내 첨단 기술 프로젝트 그룹(ATAP, Advanced Technology And Projects group)이 주도하는 탱고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 3D를 촬영, 각종 3D Game, 3D Indoor Map, 3D Distance Learning, 3D Telemedicine 등 소위 말하는 3D AR/VR 환경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즉, 구글은 프로젝트 탱고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스캔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후 2016년 6월 레노버가 구글 탱고 기술을 탑재한 ‘레노버 팹2 프로(Lenovo Phab 2 Pro)’를 발표했다. 

특히 주목해야할 대목은 지난 7월, 많은 사람이 실패했다고 생각한 구글 글라스(Google Glass)가 ‘구글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Enterprise Edition)’ 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2년간 GE를 비롯해 보잉, DHL, 폭스바겐, 농기계 제조업체 AGCO 등 33개의 회사 직원 수백 명이 이미 비밀리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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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F8(연례 개발자회의)에서 AR 스마트글라스를 소개하는 장면_ 사진출처: 페이스북 라이브 화면 갈무리
페이스북도 AR에 집중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016년 4월 F8(연례 개발자회의)에서 “AR 플랫폼이 페이스북의 미래 핵심사업이 될 것”이라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오큘러스 VR 선임 연구원 마이클 어브래쉬(Michael Abrash)도 사용자의 시각과 청각을 증강하는 ‘완전 AR (full AR)’ 비전을 발표했다.

2017년 8월에는 페이스북이 차세대 AR 기술 관련 특허 출원을 요청했다. 이 특허는 지난 8월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Oculus)가 ‘2D 스캐너를 탑재한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로 AR, VR, MR의 안경형 장치에서 사용하기 위한 도광판(Light Guide Plate) 디스플레이에 관한 것이다. 출원 내용을 살펴보면, 페이스북이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형 스마트글라스의 주요 핵심 기술이 쓰여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R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홀로렌즈(HoloLens)는 가상현실(VR)이나 실제 화면에 덧씌우는 AR과 달리 현실 화면에 실제 개체의 스캔 된 3D 이미지를 출력하고 이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혼합현실(MR, Mixed Reality)로 2015년 1월에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Hololens)를 나사(NASA)와 손잡고 화성의 가상 입체 탐험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온사이트(OnSight)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차기 버전에 딥러닝 인공지능 전용 칩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칩은 딥 심층신경망(DNN, Deep Neural Networks)으로 머신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모델 홀로렌즈2에는 인공지능 센서, 디스플레이, 배터리를 위한 기술을 추가해 홀로그래픽을 더 강력하게 구현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 전송을 클라우드 서버에 보내 처리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직접 AI 기술을 저전력으로 구현한다는 점이다. 

그 밖에 AR 스마트글라스로는 인텔  AR/VR 헤드셋 ‘프로젝트 얼로이(Project Alloy)’와 소니의 ‘프로젝트 모피어스’와 ‘스마트아이글라스(Smart Eye Glass)’, 앱손(EPSON) 스마트글라스 모베리오(Moverio), 리퀴드 이미지(Liquid Image)의 OPS고글(Goggle), NTT도코모(docomo)의 인텔리전트 글라스(Intelligent        Glass), 오스터하우드의 R7,   등이 있다. 또한 스타트업으로는 스냅(Snap), Vuzix, ODG(Osterhout Design Group), Vue 등이 개발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AR 기술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방식에서 스마트글라스로 넘어가고 있다. 따라서. AR의 끝판왕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뛰어넘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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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빌딩 8'의 레지나 두간 (Regina Dugan) 최고책임자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ran-Computer Interface, BCI) 기술을 설명하는 장면_사진출처: 페이스북 라이브 화면 갈무리
한편, 페이스북도 애플과 구글처럼 AR 기술이 기존의 PC와 스마트폰을 대체시키는 차기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게 될 것으로 결론을 짓고 스마트글라스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제품개발 연구팀 ‘빌딩 8(Building 8)’이 현재 개발 중인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ran-Computer Interface) 기술로 스마트글라스와 융합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궁극적으로 스크린이나 콘트롤러 대신, 마음(생각)으로 AR을 제어하는 BCI 기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모든 웨어러블 기기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 누구나 디지털 디바이스를 제어하고, 로봇-공장의 자동화 기계를 제어해, 다 함께 일할 수 있고, 전 세계 어디서나 협업할 수 있는 시대를 연다는 장대한 계획이다. 

BCI 기술 개발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테슬라 등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이 국가전략으로 모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 물리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술의 진보가 지금처럼이라면, 적어도 5년, 10년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BCI도 제 막 시작이다. 우리나라도 BCI 또는 BMI(brain machine interface)/BBI(Brain-Brain Interface)기술에 더욱 집중해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들 중에서 그 주인공이 꼭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한국장학재단에 기고한 원고를 업데이트했다.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