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양자통신 및 기술 동향…한국 양자기술 미래는?

- 세계의 양자통신기술에 비해 국내 양자산업 기술 및 투자가 선진국보다 한참 늦어

지난 6월, 중국은 독자개발한 세계 첫 양자위성 무쯔(墨子·Micius)호에서 북부 칭하이성의 더링하에서 1천200㎞ 떨어진 남부 윈난성의 리장 2곳 간의 과학기지에 얽힘 상태의 양자(quantum entanglement)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연구팀은 이달 말, 200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양자통신망 상용화를 위해 양자통신 시범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올 초부터 50여 개 항목을 테스트를 진행, 약 5만1000건의 정보 전달 성공률이 99%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통신망 구축 계획을 실현시켜, 미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보다 앞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eibo
▲출처: 웨이보

양자통신이란 무엇인가?

양자통신은 양자(Quantum)들이 가지고 있는 중첩과 얽힘을 이용한 통신이다. 기존의 통신이 주로 빛을 이용한 전자기파의 파장 또는 진폭이 차이로부터 통신한다면, 양자통신은 양자 또는 빛의 편광성 또는 간섭현상을 이용해 정보를 하나하나 구분하는 통신하는 방식이다. 양자 암호는 송, 수신자 외에 외부에서 개입 시 그 순간 암호가 변질되는 특성이 있어 해킹 자체가 원천 봉쇄되는 차세대 통신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양자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로 중첩, 얽힘, 불확정성이라는 3가지 특성을 갖는다. 그 중 양자 얽힘 (entanglement) 을 이용한 양자통신 원리의 쉬운 예로, BBO(Bata Barium Borate) 결정에 레이저를 쪼여서 두 갈래로 광자들이 나오게 한다. 두 광자는 본래 하나의 광자이므로, 편광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호 관련이 있는 ‘벨쌍’이라는 상태로 표현이 가능하다. 

어떤 사람이 두 광자중 하나의 편광을 측정해 수평편광(편광의 한 상태)이 나오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있어도 다른 나머지 하나의 광자는 순식간에 수직편광(편광의 다른 한 상태)이 된다. 반대의 경우도 다른 광자의 편광상태가 밝혀지면 자동으로 나머지 한 광자의 상태가 똑같은 원리로 결정된다. 측정 전에 편광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고 특수상대성 이론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빛보다 빨리 정보가 전달되냐며 펄쩍 뛸 얘기다. 그러나 자연에는 이러한 양자얽힘이라 불리는 이런 신비한 현상이 실존할 뿐 아니라 본질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주 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놀랄 일이다. 

그렇지만 이 양자얽힘을 이용해 정보를 초광속으로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측정의 결과로 나오는 ‘광자의 편광’은 무작위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신 측정을 반복해 나오는 난수의 해석 순서를 난수표(원타임 패드)를 사용해 암호에 사용할 수 있는데 이것이 양자암호의 이론적 기초다.

quantum-mechanics

세계 각국의 양자통신 개발 현황

세계 각국도 아래와 같이 양자통신 기술 성과를 이루며 양자통신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마켓 리서치는 2025년 세계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양자암호통신 9조 원, 양자컴퓨터 17조원 등 총 26조 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2013년부터 560km 거리의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또 미국 매직큐 테크놀로지(MagicQ Technologies)사는 2003년 120km 거리의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상용화했으며, 이 회사 양자암호 시스템은 수출통제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다. 독일도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2015년 144km 거리의 무선양자암호통신 실험에 성공했므며, 일본 NTT 역시 2015년 양자메모리가 없는 장거리 양자암호 전송 이론을 개발했다. 일본 정보통신연구기구(NICT)도 2010년에 도쿄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JGN2 Plus)를 구축하고, 2012년 45km 거리의 양자암호화 동영상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무인 드론 제어용 양자암호통신 실험에 성공했다.

이 밖에 스위스 ID Quantique 가 2002년에 세계 최초 양자암호통신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2013년에는 307Km 구간에 1kbps급 양자암호통신 제품을 생산했다. 2016년 세계 최초 양자암호통신 위성 발사에 성공한 중국도 중국과학기술 대학(USTC) 등이 2007년 안후이성에서 베이징 구간 양자암호 시험통신망을 구축했으며, 2009년에에는 우후(Wuhu)시 행정 업무용 양자암호통신 망을 구축했다. 2016년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2,000Km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백본망을 건설 중에 있다. 한편, 북한도 2016년에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자센서 분야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이 양자 기반 측위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ANS(Adaptable Navigation System)는 센서 내에 저장된 원자 구름의 상대 가속 및 회전을 측정하는 저온 원자간섭 방법을 사용, 양자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시간과 위치를 매우 정확한 관성 측정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 공군연구소(AFRL, Air Force Research Laboratory)도 양자 관성 센서를 이용한 GSP를 개발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UCSB,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에서는 양자점을 이용한 이미지 센서를 개발하고, 차세대 초민감성 바이오 센서를 개발 중이다. 영국 애버딘대학(University of Aberdeen)은 자원탐사용 양자 중력센서 기술을 개발 중이며,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도 해군 잠수함용 양자 가속도계와 새로운 항법장치인 양자 나침반 (Quantum Compass)을 개발 중이다. 
 
한국의 양자통신 기술 동향

국내에서는 현재 8년간 5,500억 원 규모의 양자통신 관련 국책사업의 예비타당성을 조사 중이다. 그러나 세계의 양자통신기술 수준과 비교해 봤을 때, 양자산업 투자가 선진국보다 늦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간 약 172억 원을 양자통신에 투자하고 있지만, 세계 17위 수준이며 전문논문을 게재한 연구인력도 100명이 안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자 산업의 중요성을 정부도 인식, 2014년에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에 대해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국책 과제로 양자정보통신 12개 핵심과제를 도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1일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기술개발 사업' 변경기획(안)을 제출하고 기존 과제의 5500억 원 수준에서 다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12개 핵심 과제를 살펴보면, 양자암호통신에서 △양자암호통신시스템 안정화 기술 △국가시험망 구축 및 서비스 △무선 양자암호통신 핵심 모듈 기술 △초소형 양자암호통신 모듈 △양자통신 보안 시스템 등 총 5개 개발 과제와 양자컴퓨터에서는 △실리콘반도체 기반 연산 프로세서 △초전도 기반 연산 프로세서 △이온트랩 기반 연산 프로세서 △확장형 양자컴퓨팅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SW) 개발 과제, 양자 소자 및 센서에서는 △고감도 자기장 센서 및 초정밀 이미지 센서 △확장형 단일광자 광원 및 얽힘광자 광원 △㎓급 고효율 단일광자 검출기 등 개발 과제를 도출했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 3사를 제외하면 양자기술 개발 업체 대다수가 중소기업이어서 과기정통부는 2025년까지 세계 양자 산업을 이끌 선도 기술 11개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총 사업비의 약 90% 가까이 정부가 지원한다.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기획(안)의 최종 결과는 오는 9월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 리서치 미디어(Market Research Media)에 따르면 전 세계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약 26조 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1
▲2017년 7월 21일 SK텔레콤이 5x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을 개발했다. SK텔레콤 제공

SKT, KT, 삼성 등 양자통신 기술에 줄지어 뛰어들어

국내 기업들은 2011년 SK텔레콤의 양자기술연구소(Quantum Tech. Lab) 설립을 시작으로 양자통신 원천기술과 실용화에 몰입하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 장치를 개발하고, 분당에서 용인·수원까지 왕복 112Km 구간의 실험망에서 양자암호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장치를 여러 개 연결하면, 수백~수천 Km까지 양자암호통신을 보낼 수 있다. 

이어서 7월에는 세계 최소형(5×5㎜) 양자난수생성 칩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양자난수생성기로 패턴이 없는 불규칙한 숫자를 만들어지는 난수(Random Number)를 이용해 보다 안전한 암호를 만들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3년 과기정통부(구 미래부)와 함께 ‘퀀텀정보통신연구조합’ 설립을 주도했다. 조합은 총 15개의 회원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12곳이 중소기업이다. SK텔레콤은 12곳의 중소기업과 지난 4년 간 한국산 양자암호통신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해 중소기업인 ‘우리로’와 단일광자검출 핵심소자를 2013년부터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넷∙코위버∙쏠리드∙에치에프알 등과는 국산암호 알고리즘이 탑재된 양자암호통신 전송 장비도 함께 만들고 있다.

K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수원 한국나노기술원에 ‘양자통신 응용연구센터’를 설립해, 양자암호통신 상용 기술을 공동 연구할 예정이다. KIST는 2005년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실험실 환경에서 개발했으며, 2013년 국제양자암호학회(Qcrypt)에서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시연했다. 이어 2016년에는 KT 유선망에서 주야간, 계절간 환경 변화에 따른 양자암호시스템의 동작에 미치는 영향을 현장 검증을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캐나다 D-웨이브사의 양자컴퓨터와 같은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양자컴퓨터를 국제연구지원과제로 선정하고 해외 대학 연구진과 올 9월부터 공동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 대학 연구진에게 연 최고 10만 달러(한화 약 1억1000만원) 지원, 지식재산권도 공동으로 소유한다.

이처럼 국내도 양자통신 기술 개발에 이통사와 삼성전자의 가세로 기술 개발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은 양자 관련 기술산업 투자 확대 뿐만아니라 그 이전에 기초과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 돼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가의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양자통신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의 투자 역시도 사람, 즉 인재양성이 최우선이다. 이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인재 육성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할 때다.

*참고

– https://tyeolrik.github.io/cryptology/2017/02/22/Cryptology-3-Quantum-Key-Distribution.html
– www.hsn.or.kr
– www.ipnomics.co.kr

[전북대 최재원 학생기자 fkt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