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대머리’…드럭 리포지셔닝 기법으로 머리카락 재생 약에 도전

image_650_365모낭(毛囊, hair follicle) 은 털을 만드는 피부 기관이다. 그래서 털주머니나 털 집이라 불린다. 표피(epidermis, 表皮) 아래 진피(dermis, derma, 眞皮) 속의 모근(毛根, hair root)을 둘러싸고 영양분을 제공한다. 인간은 대략 평균 100,000 여 개의 아주 작은 모낭들(Tiny Hair Follicles)을 갖고 있으며, 이들 모낭들은 각각 자라 100,000 여 개의 머리카락으로 성장한다. 이들 모낭은 하나의 미니-장기(Mini-Organ)로 임신 초기의 배아성장 과정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으나 많은 과학자들이 빠진 머리카락을 재생시키려고 노력해왔다. 

이미 1954~1956년에 토끼나 쥐, 그리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치료 과정에 전혀 새로운(de novo) 모낭이 생성될 가능성이 있음이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발표되었으나(Breedis, 1954; Billingham & Russel, 1956; Kligman & Strauss, 1956), 그 정확한 생성 과정인 신발생(Neogenesis) 과정에 대한 근거 제시를 하지 못해 과거의 연구들은 거의 무시당해 왔다. 그러다가 토끼를 대상으로 발표한 논문에서(Straile, 1969), 머리카락 성장(Hair Growth)이라는 논문 편집자들(Montagna, W. & Dobson)의 글에서 ‘성인의 머리카락은 재생되지 않는다’고 피력함으로써 이것이 정설이 되어, 성인의 머리카락이 손상되어 빠지면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다가 2007년에 미국 펜실바니아 대학 콧살레리스(George Cotsarelis) 교수 팀은 이 신발생 과정을 유전학적·생물학적 근거로 제시하여 대머리 치료나 피부 치료에 획기적인 발판을 마련했었다(Ito & Cotsarelis et al., 2007). 연구원들은 대머리를 치료할 수 있는 재생의학으로서의 새로운 모낭을 재생하는 유전자인 Wnt를 발견하고, 이를 손상을 입은 쥐의 피부에 시험하여, 피부 털 세포를 재생시킨 것이다. Wnt라는 단 하나의 유전자를 이용해 실제로 털을 성장시킨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었으며,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털을 재생시킴으로써,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인간의 어떤 피부조직까지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Chuong, 2007). 

연구원들은 실험에서, Wnt가 주입되자 상처 영역에서 줄기세포의 활동을 깨우는(Awaken Stem Cell Activity) 일련의 자연적인 치료 이벤트가 일어났는데, 이를 표피의 재-표피화(Re-Epithelialization) 과정이라고 한다. 이 치료 과정에서 몇 개의 새로운 모낭이 재생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Wnt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자 더 이상 모낭은 재생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Wnt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시키자(과다 발현 시키자) 더욱 많은 모낭이 재생되었다. 재생된 모낭들은 주위의 손상되지 않은 모낭들과 전혀 다른 새로운(de novo) 것이었다(BBC, 16/May/2007). 

모낭
▲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재생된 새로운 머리카락. a. 연구원들은 성인 쥐의 피부에서 커다란 상처가 일어나면 표피의 재-표피화(Re-Epithelialization) 과정이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했다. b. 만약 치료할 상처부위가 직경 0.5cm 보다 크면 상처의 중앙에서 표피가 형성되면서 Wnt 유전자의 발현으로 새로운 모낭이 재생되었다. 사진 : Chuong(2007).
그 후 콧살레리스 교수는 탈모증(alopecia areata)을 가진 남자들의 대머리 가죽에는 모낭 줄기세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나 이 줄기세포에는 머리카락 세포로 성장하는 모낭전구세포(follicle progenitor cells)가 없으며Garza & Cotsarelis, 2011), 또 다른 Fgf9이라는 유전자가 Wnt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이 Fgf9 유전자는 바로 진피 내에 존재하는 면역 시스템인 감마·델타 T-세포에서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쥐 진피에 존재하는 감마·델타 T-세포가 인간의 진피에 존재하는 것 보다 훨씬 많으며, 이것으로 인해 쥐의 머리카락 재생과정과 인간의 머리카락 재생과정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 난맥으로 인해 유전자를 활용하는 머리카락 재생은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 콜롬비아 대학 인조생물학(Systems Biology)의 크리스티아노(Christiano) 박사와 연구원들은 유전자 재생이 아니라 약물로 재생하는 방식에 도전했다. 그것도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D)이 허가를 내 준 기존의 약들에서 후보 약들을 찾는 작업이었다. 이것을 드럭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기법이라고 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약들은 1,000 여종에 이른다. 여러 컴퓨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거쳐 두 가지 약들에 집중했다. 하나는 혈액질환(blood diseases)을 치료하는 약인 룩소리티닙(ruxolitinib)이고, 다른 하나는 류머티즘성의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을 치료하는 약인 토파시티닙(tofacitinib)이다. 

기존의 두 약들을 이용해 표적이 전혀 다른 임상연구를 하는 것이다. 연구팀들은 자기면역증(autoimmune disease)으로 머리가 빠지는 탈모증(alopecia areata)과 작고 둥근 반점의 건선(乾癬) 마른버짐(plaque psoriasis)을 표적으로 쥐와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그 결과 이 두 가지 약들이 쥐와 인간의 모낭 안에 있는 일련의 효소들인 자누스 키아나제(Janus kinase, JAK)를 억제하고, 자기면역 공격을 억제해서 머리카락을 재생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Harel & Christiano et al., Science Advances; Science Daily, 23 Oct 2015). JAK 억제제(JAK inhibitors)를 머리카락을 재생하는 하나의 약으로 그것도 행운처럼(serendipitously)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아직 남성의 대머리에 효과적인 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우리가 발견한 희망은 좀더 연구를 하고 약물을 주입하면 머리털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크리스티아노 박사는 말한다. 크리스티아노 박사는 작년에 JAK 억제제가 자기면역 공격을 일으키는 신호를 차단하고 있으며 이 억제제를 먹으면 몇몇 사람들에서 머리가 재생된다는 사실을 논문으로 보고 했었다.

 

이번 실험에서 크리스티아노 박사는 이 약을 먹어서 소화할 때 보다 피부에 주입하거나 발랐을 때 쥐의 머리 털이 더 빨리 더 많이 재생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JAK 억제제들은 자기면역 공격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모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또한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쥐에 적용한 결과 잠자고 있던 휴면 상태의 모낭들(resting follicles out of dormancy)까지 깨워 머리가 자라고 있음도 확인했다. 모낭들은 지속해서 머리카락을 생산하지 않고 이와 같이 휴면 상태와 성장하는 상태 사이에서 일련의 사이클을 유지한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5일 동안 JAK 억제제 중 하나의 약을 피부에 적용한 결과 새로운 머리카락이 10일 이내에 나왔다. 반면 대조그룹의 쥐는 머리카락이 재생되지 않았다. 또한 배양기에서(in vitro) 자란 인간의 모낭에 적용한 결과 긴 머리카락도 재생되었으며, 배양기에서 피부를 붙인 쥐에서도 재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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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주차의 실험. 룩소리티닙(ruxolitinib)이나 토파시티닙(tofacitinib)을 털이 빠진 피부에 바른 쥐들은 거의 모든 털이 재생되었다(중앙과 오른쪽). 반면 대조그룹의 약 처방을 받지 않은 왼쪽 쥐는 같은 기간에 전혀 털이 재생되지 않았다.

이러한 학문을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이라 한다. 재생의학은 죽어가는 장기나 조직이나 세포를 살릴 수 있다. 또한 드럭 리포지셔닝은 인간의 병이 3,199가지라는 사실을 볼 때 앞으로 우리가 연구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가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이 분야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조
생체 분자들의 상호작용이나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방법에는 4가지가 있는데 그 용어는 모두 라틴어로, (1) 글라스나 테스트 튜브 등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하고 성장시켜 연구하는 in vitro, (2) 실제 살아있는 동물이나 사람의 세포분자에서 실험하는 방법인 in vivo, (3) in vivo 와 in vitro 의 중간 단계인 실제 조직기관에 인공혈액을 넣기 등의 in situ 방법, 그리고 (4) 실시간 또는 가상의 컴퓨터 시뮬레이션/모델링 및 실리콘 칩에 의한 가상분자 등을 활용하는 시스템 생물학(System Biology)이나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으로 연구하는 in silico 방법이 있다. 소개되는 논문의 타이틀에 이러한 단어가 있으면 이를 참조로 이해하면 된다.


참고문헌
1) Breedis, Charles, "Regeneration of Hair Follicles and Sebaceous Glands from the Epithelium of Scars in the Rabbit", Cancer Research, 14(575), Received 21 Apr 1954.
http://cancerres.aacrjournals.org/content/14/8/575
http://cancerres.aacrjournals.org/content/14/8/575.full.pdf

2) Billingham R.E. & Russel P.S., "Incomplete wound contracture and the phenomenon of hair neogenesis in rabbits' skin", Nature, 177(4513), pp. 791-792, 28 Apr 1956.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177/n4513/abs/177791b0.html

3) Kligman, A.M. & Strauss, J.S., "The formation of vellus hair follicles from human adult epidermis', The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27(1), pp. 19-23, 1956.
http://www.nature.com/jid/journal/v27/n1/full/jid195671a.html

4) Straile, W.E., "Dermal-epidermal interaction in sensory hair follicles", Advances in Biology of Skin, Vol. 9, pp. 369-390, 1969(Hair Growth, eds., Montagna, W. & Dobson, R., p. 471). Dogma established that no new hairr follicles form in adult.

5) Ito, Mayumi, Zaixin Yang, Thomas Andl, Chunhua Cui, Noori Kim, Sarah E. Millar & George Cotsarelis, "Wnt-dependent de novo hair follicle regeneration in adult mouse skin after wounding(손상을 입은 성인 쥐에서 전혀 새로운 모포를 재생시키는 Wnt 유전자의 발견) ", Nature, Vol. 447, Vol. 7142, pp. 316-320, 17 May 2007.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47/n7142/abs/nature05766.html

6) Chuong, Cheng-Ming, "Regenerative biology: New hair from healing wounds(재생 생물학 :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머리카락의 재생)", Nature, Vol. 447, No. 7142, pp. 265-266, 17 May 2007.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47/n7142/full/447265a.html

7) BBC- Gene find triggers baldness hope(16/May/2007)
http://news.bbc.co.uk/2/hi/health/6661849.stm

8) Garza, L.A., Yang, C.C., Zhao, T., Blatt, H.B., Lee, M., He, H., Stanton, D.C., Carrasco, L., Spiegel, J.H., Tobias, J.W, Cotsarelis, G., “Bald scalp in men with androgenetic alopecia retains hair follicle stem cells but lacks CD200-rich and CD34-positive hair follicle progenitor cells”, J Clin Invest, 121(2): 613-622, Feb 2011. http://www.ncbi.nlm.nih.gov/pubmed/21206086

9) Science Daily – Blocking enzymes in hair follicles promotes hair growth. Two FDA-approved drugs reawaken dormant hair follicles(23 Oct 2015)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5/10/151023174914.htm

10) Harel & Christiano et al., "Pharmacologic inhibition of JAK-STAT signaling promotes hair growth", Science Advances, 23 Oct 2015. http://advances.sciencemag.org/content/1/9/e1500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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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용 소장/교수/MBA/공학박사/미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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